명일동성당 게시판

짧은 추억 이야기 하나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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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atherm] 쪽지 캡슐

1999-12-30 ㅣ No.272

오늘은 성당에 가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우리 성당에 대한 느낌을 말하고자 합니다...

 

글쎄여... 구성당 일이 생각나는군여...^^ 마치 공사장 사무실처럼 생긴 플레이트 건물...

 

조금은 너저분했던 성당 여기 저기 구석 구석들... 모든 것이 기억나진 않지만...

 

제 복사 선배 중 ’그땐 그랬지...’ 하면서 자주 웃기는 형이 있는데...

 

저도 지금 그런 심정이네여...^^

 

 

그 땐 초등부 교사 회합실이 성주간엔 성체조배실로 바뀌곤 했습니다...

 

매년 성주간마다 복잡한 교사회합실이 치워졌고, 초등부 선생님들은 많은 짐들을 치워

 

놓으시고...그리고 그 자리에 성체조배실이 들어섰습니다. 훈훈한 온기로 가득찬

 

곳이었죠...

 

제대는 얼마다 후끈후끈했는지... 여름엔 더워서 복사할 때면 복사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죠... 겨울엔 또 겨울대로 공기가 잘 안 통하는 바람에... 주임 신부님께선 기침을

 

하곤 하셨죠...

 

초등학교 땐... 성당에서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자주 숨는 장소는 성당 뒤쪽이었죠...

 

비좁고 온갖 쓰레기들과 기구들로 가득찬 그곳... 성당 뒤쪽으로 들어가서 한참 가다보면

 

어느새 교리실 뒤쪽으로 나오곤 했죠...

 

복사 회합할 때마다 삐꺽거리길 쉬지 않는 의자에 앉아 구멍난 교리실 틈으로 밖을

 

내다보곤 했습니다... 사제관은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에 있었죠... 그 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지금같은 모습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성당이 지어졌습니다... 축성식 때의 모습, 또... 처음으로 드린 성탄 미사

 

전례... 모두 기억납니다... 그 때는 정말이지 신기했죠... 드디어 우리 성당이

 

지어졌구나...

 

가끔씩 지나치면서, 또 바자회 때 그곳을 올려다보면서 성당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쯤에서 그만 할까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알고 있는게 모든걸 드러내 보일 순

 

없는 노릇이고... 또 제가 잘못 알수도 있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성당의 분위기입니다... 우리 성당은 이제 완전히

 

자리잡았고... 멋진 성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왠지 비었다... 가건물 성당에서의 훈훈함이... 어딘지 비어있다... 알게 모르게

 

비어있는...

 

...어떻습니까? 제가 앞서 얘기한 몇몇 단편적인 추억들...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서...

 

과연 어떨까요?

 

저는 제가 원체 외로움을 타는(??) 성격인지라... 그런줄 알았는데... 얼마전 성당 계단을

 

오르며 제 친구(참고로 그 친구도 오래전부터 성당에 다녔답니다. 보면 알거같군요....)가

 

그러더군여... 어쩐지 좀 쓸쓸해 보인다구여... 그리고 전 제 의견에 확신을 얻었답니다...

 

아직 우리 성당은... 다 지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구여...

 

물론 저희 신자들의 마음이 줄어든 것은 아닐테지여... 글구 아직 새 건물인지라 주인의

 

손때가 탈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저희 성당은 그 넓이가 넓어진 만큼... 그만큼 더 따뜻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정신적인 따뜻함은 물질적인 따뜻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건 아닌가 싶지만서도...

 

저희 성당은 그 넓어진 만큼 더욱 큰 도움과 사랑과 애착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밀레니엄도 다가오구... 괜히 이런저런 추억거리나 쓰잘데 없는 하소연을 풀어놓은 건

 

아닌지 죄송스럽네요... 어쩌면 아직 어린 제 짧은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글을

 

쓰다보니 점점 그런 기분이 드네여...^^)

 

하지만, 전혀 쓸데없는 얘기는 아니었음 합니다.^^ 이제 밀레니엄을, 다가온 아니 이미 온

 

대희년을 맞아, 조금은 썰렁해진 듯한 성당을 주님의 사랑으로 꽉꽉 메우는 것, 주님께서

 

기꺼이 이곳에 따뜻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이 글을 쓴 제 작은

 

소망입니다...^^

 

주님, 항상 우리 성당에서 행복하소서!!^^

 

 

P.S: 이건 전혀 상관없는 얘기입니다만... 우리 비알씨 학생들, 게시판에 글 올릴 때마다

 

간단간단히 비알씨 홍보두 하기로 하는게 어떨지...

 

그런 의미에서 저부터라도 시작하지요...

 

여러분, B.R.C루 많이많이 들어오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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