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제 2막 인생)
이제 25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합니다. 처음 입사해서 부산지점에 근무할 때 모 과장님께서 저에게 한 말이 생각납니다.
"지학남씨, 자네는 회사를 잘 못 들어온 것 같애. 내가 보기엔 교편을 잡았던가, 종교계에 있어야 할 것 같애"
그 때는 왜 그런 말을 하시는가 서운한 점도 있었지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과장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가끔씩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그 과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제 2막인생을 시작하려는 지금, 하프타임 시간에 저의 내면에서 들려왔던 그 소리에 따라 살수 있도록 준비하렵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李炯基) 의 낙화 중 -
가을이 오면 여름날 마음껏 목청을 돋우어 노래를 부르던 잎새들이 손을 흔들며 안녕을 고하며 떨어집니다
우리들의 삶이란 만남과 떠남을 위하여 이루어져 가는 것이기에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우리는 서로 손을 흔들며 안녕을 외친 후에도 우리들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게 기억될 것입니다
- 만남과 떠남을 위하여(용혜원) 중에서 -
직장생활을 하면서 속으로 자주 낭송해 본 '어느 직장인의 기도문' 구절....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시작하게 하여 주옵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이 직장을 그만 두는 날 또한 생을 마감하는 날에 과거는 전부 아름다웠던 것처럼 내가 거기서 만나고 헤어지고 혹은 다투고 이야기 나눈 모든 사람들이 살며시 미소 짓게 하여 주옵소서
힘이 들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십시오. 진정한 자기 성장, 자기 완성은 떠남의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완전히, 잘 헤어질 줄 아는 것, 만남보다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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