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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친정집 찾아 가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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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juhappylife] 쪽지 캡슐

2005-12-27 ㅣ No.3

 

한 발 내디디면 무릎까지 차오르는 눈 들판

고개 들면 산들 뿐인데

새댁은 남편, 아이 둘 다리고

시집 간 지 세 돌 만에

친정 부모 찾아간다.

산과 들엔 눈뿐인데

새찬 비바람 눈보라 속에 묻혀

애처로히 고개 내밀어 숨 쉬면서도

잘 버티고 서 있는 덤숭덤숭 나무들

이 겨울 잘 버티면

새 봄에 아름다운 나무에 움이 트고

들꽃들이 둘러쳐진 외딴 집 사방에

꽃 향기 피우리.

졸졸졸 맑고 찬 계곡의 물이

내를 따라 흐르는 그 곳은

내 어버이가 사시는 곳이라네.

외손자 할머니 할아버니 쪽볼에 뽀뽀뽀

이리뛰고 저리뛰고 좁은 방구들 내려앉을 라!

정신없네 하면서도 귀여워서 또 뽀뽀뽀

사람구경 어려운데 그것도 내 새끼들

아이고 좋아라 하시든 할아버지는 저세상  가고

할머니는 허리굽은 몸으로 한 발짝 두발짝도 힘들어

오늘을 외로히 세월따라 사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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