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인 것을 (부그러운 고백 제5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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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5-06-24 ㅣ No.5564

94년도 12월 퇴근 후 집에 있는데,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기에 나가  보았더니,

현재 0지역장을 맡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형제님이 말씀하시기를

 

 "비오 형제님 오늘 형제 모임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요?"라고 하시기에

"그게 무슨 모임인지는 몰라도 저는 못 갑니다"라고

일언지하에 거절 하였지요.

당시에는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기꾼으로만 보였으니

선뜻 마음이 내키지도 않았을 뿐더러

낯가림이 심해서 누구와 슆게 어울리지도 못하는 성격이고 보니

자신이 없었던 것이었지요.

 

후에 제가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주공 0단지를  가정방문하면서 안 일이지만

그 때 저의 단호한(?) 거절의 말이

그 형제님의 가슴에는 얼마나 큰 못을 박았으며,

하느님께는 얼마나 더 큰 대못을 박아드렸는 지,
한참 후에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저에 대하여 인내하시며

기다려 주셨음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95년도 1월이 되었는데 프란치스코 형제님은

또  초인종을 누르셔서

형제 모임에 나갈 것을 권유하셨지만,

저는 무슨 핑계로 나가지 말까? 고민하다가

 

마땅한 핑계거리가 없어서

"형제님 오늘은 제가 몹시 피곤하거든요.

그래서 못 가겠습니다."라고

정중히(?) 거절을 하였지요.

 

그렁저렁 시간은 또 흘렀고 그해 2월이 되자.
프란치스코 형제님은

형제 모임 날에 또 우리 집에 들르셔서 초인종을 눌렀고,

함께 가자는 애원(?)섞인 목소리에 저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지요.

오늘은 또 무슨 핑계를 대나?
순간 저는 몸이 조금은 피곤했던 관계로

"형제님 오늘은 감기 몸살이 걸려서 도저히...ㅠㅠㅠ"

 

형제님은 또 실패 하시고 혼자 가셨지만

저는 마음이 편치 않았었지요.
그 눔의 감기 몸살은 무슨...
참을 수 있었는데...

미안함마저 들기 시작했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내 몸 하나 편하면 되지,

형제 모임이 별거냐 모이면 잘난 척들이나 하고

술이나 마시겠지,

나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는 넘을 거들떠나 보겠나?'라고

애써 위안을 삼으며 잠자리에 들었었지요.

 

그런데
찰거머리(?)같은 형제님은(프란치스코 형제님 죄송^^)

3월에도 형제 모임이 있다며,

초인종을 누르셨고, 

 

사고초려(?)에는 도저히 뒷 감당이 안 되어,

결국 형제님을 따라 나서게 되었지요.
'도대체 어떤 잘나빠진 인간들이 모임에 나와

무슨 얘기들이 오갈까?'

극도로 비뚤어진 마음과 경계심을 가지고

형제모임 장소에 나갔더니

초창기라서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복음나누기를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고민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인간임을 알게 되었고,

처음 참석한 자리에서

지역의 총무가 공석이라며 총무를 맡으라고 하기에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되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사이에

만장일치로 박수를 쳐버리고

 

팔자에도 없던(?) 0지역의 총무를 맡아 버렸으니,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성당에서

처음으로

일을 저지르고(?) 말았지요.

 

6탄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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