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시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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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heejung] 쪽지 캡슐

2000-01-20 ㅣ No.1605

 

  <눈내리는날>

 

 눈 내리는 날

 난 그냥 걷고 싶습니다

 

 사람 없는 한적한 길을 찾아

 아직 아무것도 묻지 않은 하얀 도화지에

 내 커다란 발자욱을 남기며

 끝없이 떨어지는 꽃향기를 맡고

 눈의 요정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눈 내리는 날

 그대와 둘이서 걷고 싶습니다

 아직 가본 적 없는 카페에 앉아 얼굴을 마주 대하며

 향기 그윽한 찻잔 앞에 놓고 눈 내리는 거리를 보며

 끝없이 재잘거리는,

 내 앞에 앉은 이의 눈빛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의 연인이 되어

 세상을 꿈꾸고 싶습니다

 

 눈 내리는 날

 난 손 모아 기도하고 싶습니다

 

 신이 주신 이 거룩한 날에

 언제나 함께 하며

 따뜻이 감싸주던 신의 사랑을

 사뿐히 내려앉는 눈밭에서 느끼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

 두 손 곱게 모아

 눈 감고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메일로 보내준 이 시를 보고 좋다는 생각보다도 너무나 예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시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그렇게 느끼시리라 생각되네요.

 

전 어제 내린 눈을 아름답다고 느끼질 못했습니다.

감기때문에 화요일부터 고열로 잠도 못잘 정도로 앓았거든요......

지금은 다 나았지만은요...(낫는 대가 = 주사 두대를 한꺼번에)

 

이렇게 다 낫고 보니 세상이 뭐랄까 더 아름답고 평화스럽다는 느낌이 드는거 있죠?

이런 저에게 어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이 시가 다시 한번 느낄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 같네요.

 

저처럼 눈온날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신분들 오늘이라도 다시 한번 창밖을 보시고

느껴봄이 어떠실런지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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