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시모니의 휴게실]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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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hscjswo] 쪽지 캡슐

2000-02-02 ㅣ No.1719

시모니의 휴게실이에요... 쉬었다 가세요..

군대 있을 때 [좋은 생각]에 있는 글을 보구 적어 놓았던 거에요...

사촌 동생이랑 잠깐 겜방에 왔다가 할 줄 아는 오락은 없구... 갈 곳은 여기 밖에 없더라구요.. ^^;; 그래서 하나 더 올려요.. 제목은 설레임이구요.. 그냥 좋은 글이에요..

쉬었다 가시라구요.. ^^;;

 

 

설레임

 

들에 피어있는 꽃을 바라보다가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골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다가 그 음악의 가장 가슴 저미는 부분을 모아 누군가에게 전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동강처럼 아름다운 강가에 갔다가 푸른 산을 굽이 굽이 돌아 내려오는 맑은 물과 한 폭의 한국화 같은 풍경 속에 꼭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 항상 마음이 푸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 /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 오늘 만나고 싶다... ] 이런 시를 읽다 말고 시집을 덮으며 편지지에 옮겨적게 된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판대 앞에 걸음을 멈추어 서서 아주 작고 하찮아 보이는 물건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몇 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한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고 솔직한, 그래서 한 편으론 통속적이기도 한 유행가의 노랫말 몇 구절이 자신도 모르게 며칠씩 입에서 되풀이해서 흘러나온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산수유꽃을 보러 구례로 갈까, 복사꽃을 보러 하동으로 갈까, 동해의 일출을 보러 야간열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갈까, 산목련 숲을 지나 경업대를 넘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랑이 비록 혼자 사랑일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때처럼 아름다운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빗발과 나뭇가지처럼 서로 스미지 못하고 바람과 구름처럼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해도 자기 생에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동안만큼 아름다운시절은 없습니다... 그 시절만큼 마음이 순수해지고 맑아지는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고 있는 동안처럼 순수하게 설레고 가슴 조이는 시간은 없습니다.. 생에 있어서 그렇게 설레는 때가 많이 오는 게 아닙니다... 설레임을 잊은 지 오래인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문 여는 소리, 발자국 소리, 전화벨 소리, 낮은 숨소리 하나에까지 온 몸의 솜털이 모조리 일어서곤 하던 그 기대와 기쁨과 환희와 좌절과 실망을.. 사랑의 기쁨이 왜 고통이고 사랑의 아픔이 왜 행복인지를.. 천지에 꽃은 가득가득 피는데 설레임도 두근거림도 사라진 지 오래되었구나 한고 느끼는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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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당신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진 않은가요... 사랑하고 있으면서 부정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사랑을 해본지 오래인지라 당신의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설레임.. 두근거림을 잊고 있진 않은가요.. 당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두근거림을 사랑하세요.. 당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당신’ 이랍니다.. 사랑합니다..

--------------------------------------------------------------시모니 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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