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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번 해설1-여성학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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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94deofilo] 쪽지 캡슐

2000-02-06 ㅣ No.845

지난번에 올린(여성학에 대한 글-약간 어려움)에 대해 몇가지 주제를 나누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너무 어렵다는 비판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아티클을 이해하기 위해 사전에 먼저 알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을 써볼까 합니다. 그 주제들은 자연환경과 근대사조, 해석학적 기반들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인간학이 기반이 될 것입니다.

첫번째로 자연환경에 대해 서술할 것입니다.

 

최근 몇십년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페미니즘이 진보적이고 때로는 급진적으로 흐르면서 많은 반대를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대체로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 물론 남성들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 에 의해 거부되어 왔습니다. 사실 약간의 문제는 있습니다. 페미니즘의 급진적 경향은 남성과 여성을 극단적으로 반대로 규정하고 남성을 타도해야할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경향이 페미니즘의 진정한 모습은 아닙니다. 정말로 페미니즘의 경향이 위처럼 극단적이라면 극단적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일원론과 사고를 이분화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으로 환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아십니까? 에코(eco)와 페미니즘이 합쳐진 말인데 생태학과 여성학이 합쳐진 것이지요. 환경에 대한 위기가 갈수록 커져가면서 전지구적 차원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었습니다. 1980년 로마클럽에서는 세계적 차원으로 환경위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합니다. 그 뒤로 끊임없이 환경위기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급기야는 세계각국에 환경단체가 수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질적인 절대 빈곤이 사상적 빈곤에까지 미치고 철학적 논의가 새롭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제까지 선진국에서는 자연 자원을 마구 파헤치고 이용하여 모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3세계의 개발도상국의 자연 자원을 이용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경제논리를 사용하여 수탈하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바로 이런 상황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일단은 그렇게 자연자원이 마구 훼손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예부터 자연을 지배해야 한다는 사고가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자연은 인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고 하느님이 인간에게 이용하라고 주었기 때문에 멋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을 인간과는 다르게 바라보고 자연을 하나의 이웃 형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정복해야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결국에는 지금과 같은 환경대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데카르트에 의해 근대적 사유가 시작되었는바 거기에 더욱 큰 문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역사적 배경은 다음에 쓰지요. 그러면 어째서 이 자연환경과 여성학이 관계가 있는가?

 

자연은 이성적이지 않고 합리성보다는 신비로운 대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이 지니고 있는 창조성과 유동성, 신비성들이 곧바로 여성성으로 대치되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땅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땅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성과 수동적인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전까지 지배해야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에 제동을 걸게 되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은 이렇듯 자연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여성성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오히려 장점인 창조성, 보존성, 아름다움, 절제된 것이 아닌 풍요로움에 초점을 맞추어 부분적인 한 면만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자연과 여성성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하늘은 남성, 땅은 여성으로 보아서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하늘이 땅보다 훨씬 위대하다고 하는 사고는 뒤흔들리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자연이 인간보다는 훨씬 커다란 존재이고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안에 태어난 존재이고 자연을 하느님의 작품으로 보아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친구로 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남성 위주의 사회의 체제보다는 여성성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성향을 부각하여서 전체가 공생하는 사회를 꿈꾸게 된 것입니다.

 

아직도 문제는 많이 남아있는데 아직까지 여성학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보존하고 후손에까지 물려주어야 하는 절대절명의 책임을 인간이 지고 있는한 작은것에 대해서도 아름다움을 알고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억눌려 있는 여성들과 아이들, 더 나아가 약한 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다 넓혀야 합니다.

 

 자연성과 여성성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가 자연과 여성성을 무조건 동일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그렇고 아닌지를 보다 잘 보고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는 이 논의에서 조금 더 발전시켜서 에코페미니즘과 근대적 사고를 연결시켜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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