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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바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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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0-02-12 ㅣ No.962

십자가를 바라보라.

 

 

그리스도의 겸손한 마음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 필립비 2,6-11)

 

 

여러분은 매 번 미사를 드리면서 십자가의 주님을 몇 번이나 바라보십니까?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의 그 처참한 죽음을 마다하지 않으신 예수님.

그분은 완전한 인간이셨습니다. 완전한 인간의 감정과 완전한 인간의 고통을 가지고 계셨던 예수님.

 

오늘 저는 그 슬픈 고통의 삶을 저를 위하여 기꺼이 받아들이셨던 십자가의 예수님을 이루형언할 수 없는 사랑으로 바라봅니다.

 

2000. 예수님이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지 2000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수 많은 시간 십자가의 예수님은 그 2000년 전의 사랑의 모습으로 그 죽음의 십자가 위에서 그 고통의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손에 못을 박고 당신의 발에 못을 박은 그리고 당신을 십자가의 죽음에 몰았던 그 모든 이를 용서하셨던 바로 그 사랑의 모습으로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십자가 밑의 우리들을 보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오늘 날 우리들의 모습은 2000년 전의 누구의 모습일까요? 그 십자가 밑에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주님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았던 백성의 지도자들, 그리고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 줄도 모르고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했던 로마의 군사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을 풀어주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예수님을 그들의 손에 넘겨 주었던 빌라도, 무지한 군중들, 성모 마리아, 예수님의 죽음을 가슴 아파했던 로마의 백인대장과 니고데모,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승을 버리고 달아났던 제자들, 예수님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했던 예루살렘의 여인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자신의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예수님을 한 사람의 죄인이라고만 생각했던 무심한 이들.

 

예수님의 그 사랑의 시선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을 쳐다보는 우리들의 시선은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엄청난 사건이 지금의 우리들과 무관하다고 생각지 마십시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이들이 단순히 바리사이파와 사두가이파와 백성의 지도자라고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모습은 바로 자신만을 최고로 생각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나의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분께서는 2000년 전의 그 무수한 죄인들뿐만이 아니라 오늘 지금 나을 위해서도 돌아가신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 사건은 단순히 2000년 전의 한 시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날 지금 나에게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2000년 전의 그 사랑으로 당신을 십자가에 몰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나를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계십니다. 나는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십자가는 구원의 십자가입니다. 그분을 사랑의 마음으로 쳐다보는 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그분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바로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우리들을 아무런 조건없이 용서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바로 그분의 사랑입니다. 그분의 사랑이 바로 우리 모두의 사랑의 시작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조건없이 사랑해 주셨기에 우리는 또한 그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나를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그분의 사랑을 느끼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도 사랑의 마음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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