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이해인의 '바다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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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의 장마가 예고된, 가슴이 저리도록, 가라앉은 아침입니다. 어제 바다에 관한 소설을 본 잔상이 남아서인지, 바람 부는 바다가 보고싶은 날입니다. 바다에 관한 시 한 편으로, 바람 부는 바다를 들려주는 첼로 한 곡으로 자족할 밖에요.
1늘 푸르게 살라 한다수평선을 바라보며내 굽은 마음을 곧게흰 모래를 밟으며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바위를 바라보며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그리고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늘 기쁘게 살라 한다2바람 많이 부는 날나는 바다에 나가마음에 가득 찼던미움과 욕심의 찌꺼기들을모조리 쏟아 버리고거센 파도 밀리면깊이 숨겨 두었던비밀 이야기들을바다는 소라껍질에 담아모조리 쏟아 버리네3집에 돌아와서도자꾸만 바다를 생각하다가꿈에도 바다에 가네아이들과 함께 조가비를 줍다가금방 하루가 저물어 안타까운바다빛 꿈을 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