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이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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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0-07-16 ㅣ No.2729

 

     교환해주십시오

 

     

    주님,

    저는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살아 계신 당신의 모습을 뵙고 싶고

    제게 말씀을 건네시는

    생생한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을 상상하고 당신을 개념으로 알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너무 많이 머리를 굴려 어지럽습니다.

    성서를 통해 이미 알려주었노라 억지 쓰지 마십시오.

    성서를 읽고 또 읽어도 막막하기만 한

    저의 아둔한 지혜를 탓하실 생각일랑 마십시오.

    저의 머리를 만드신 분도 당신이시고

    저의 무딘 가슴을 만드신 분도 당신이시니

    저를 탓하지 마십시오.

    제가 얼마나 많은 순간 당신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갈팡질팡하며 애를 태웠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오늘은 담판을 지어주십시오.

    욕심과 교활한 지혜로 어두워진

    제 육신을 오늘 바꿔주십시오.

    요새는 물건을 사면 끝까지 책임지고 수리해주며

    때로는 새것으로 바꾸어주기도 하니

    제게도 애프터서비스를 해주십시오.

    성서를 읽으면 당신의 모습을 선명하게 뵈올 수 있는

    맑은 지성과

    매일 욕심없이 당신의 뜻을 따를 수 있는

    분명한 의지와

    누구라도 이웃으로 받아들여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부드럽고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마음으로

    교환해주십시오.

    그러면 살아 계신 당신을 만났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현옥 수녀-

 

 

 

전 지금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요즘 계속 밤을 새서 일을 하는지라 가뜩이나 나쁜머리가 더욱 않돌아가 선배한테 마구 혼나는 중입니다. 마냥 놀다 일할려니 굳었던 머리가 쉽게 않풀리는군요. 이 시 읽으면서 저도 애프터서비스 해달라고 하면 들어주실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원래 나쁜 머리였으니까 애프터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아예 부품을 새로 전환해야하는 거겠지만....

근데 무상서비스 기간이 만료됬으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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