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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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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7-21 ㅣ No.7227

그대 / 정두리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 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품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 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박ㄹ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먹젖까지 알아내곧4ㅗ 코 끝으로까지 말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 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아름다운 세살을 눈물나게 하는 누누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 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 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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