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영혼의 눈뜬 20대 神父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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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4-07-20 ㅣ No.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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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추기경의 '참으로 사람답게 산다는 것' 中에서


  80년 7월에 김재문 신부라는 젊은이가
  신부된지 1년밖에 안되는데 죽었습니다.
  신부전증이었습니다.

  그런데 김 신부는 합병증으로 죽기 4~5 개월 전,
  약 한 달 남짓되는 사이에
  두 눈의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시력을 잃는 과정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어느날, 김 신부는 나에게
  ";주교님 제 나이 이제 겨우 스물여섯인데,
  왜 이렇게 되어야 합니까?"
  하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그를 껴안고 위로의 말을 하고자 했으나,
  사실 위로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 신부가 실명한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병실로 가 보았을 때
  김 신부는 마침 수녀님 한 분과 간병하는 이와 함께,
  실명된 뒤 처음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말씀의 전례가 다 끝나고
  봉헌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김신부는 봉헌 기도문을 읽을 수 없으니 말로써 ,
  "; 하느님 아버지, 이 제물을
  저보다 더 고통 받는 병자들을 위해
  바치오니 받아 주소서"
  라고 말했습니다.

  나도 옆에서 성찬전례를 도우면서
  미사를 계속 진행했습니다.

  ';주의 기도'를 바치게 되었는데,
  김 신부는 '천주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라고 일상하는 말씀을 외우는 대신,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제가 갑자기 두 눈의
  시력을 잃고
  앞 못 보는 소경이 된 이래,
  누구의 도움 없이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예수님은 참으로 나의 길 이시다' 라는
  말씀을 굳게 믿습니다.

  그분없이 저는 한 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그분은 참으로 우리의 길 이십니다.
  우리의 길이신 주께서
  가르쳐주신 주의 기도를  바칩시다."

  나는 이 말을 들었을 때 깊이 감동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그 신부로 하여금
  그리스도가 길임을 확신하게 하였고,
  또 다른 이들에게
  그렇게 전달할 수 있게 하였습니까?

  나는 김 신부가 그 불치병의 고통을 통해서
  그리스도와 깊이
  일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는 분명히 실명으로 말미암아
  실망과 좌절에 빠져있는
  김 신부와 함께 했으며,
  그의 마음을
  당신의 빛으로 밝히고 있었습니다.

  김 신부는 '육신의 눈'은 잃었으나 '
  영혼의 눈'은 떠서
  주님을 보고 있었던 것 입니다.

  우리는'영혼의  눈'을 떠야 합니다.

  그것은 많은 경우,
  김 신부나 앓는 병자들,
  또는 사형수들이 기쁘게 죽음을
  맞이 하는 경우에서 보듯이,
  고통을 통해서
  우리 마음이 정화될 때 입니다.

  우리 마음이 참으로
  주님 앞에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
  빈 마음이 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난의 의미를 더 깊이 깨닫고
  그 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또 빛임을 깨닫게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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