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내 행복 남의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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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6 ㅣ No.4365

  

내 행복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불행해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승리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땅을 치며 통곡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감격과 환호와 박수와 꽃다발에 묻혀 펄쩍펄쩍 뛰는 동안 수치와 굴욕과 절망으로 뼈마디가 부서져 나가는 듯한 아픔을 겪으며 울부짖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 축복처럼 쏟아지는 햇빛 아래서 월계관을 쓰고 서 있는 시간에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패배의 그늘에 던져진 채 인생이 끝나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모차르트처럼 일찍이 최고의 찬사와 화려한 조명을 받을 때 나로 인해 살리에르처럼 독을 품고 원한이 쌓여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나로 인해 비롯된 시기와 원망이 독화살이 되어 나를 향해 날아오는 날이 있습니다.

내게 황금의 훈장을 가져다 주었던 교향곡들이 진혼곡이 되어 나를 쓰러뜨리는 날이 있습니다.

 

내 기쁨으로 인해 눈물 흐리며 통곡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기쁨의 일부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돌려져야 합니다.

내 안락함이 고통받는 사람의 땀으로 인해 주어진 것이라면 나는 안락함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얻은 영광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 위에 세워진 동상과 같은 것이라면 허물어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행복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불행했다면 언젠가 나는 또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빼앗기고 그 옛날 불행했던 사람의 자리에 쓰러져 울부짖는 날이 올 것입니다.

내 승리가 다른 사람의 원한에 사무친 것이었다면 나 역시 쓰러져 패배한 채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내가 차지한 자리가 남의 인생을 짓밟고 얻은 것이라면 나도 언젠가는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처참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나는 때가 오게 됩니다. 그것이 인간사의 원리입니다.

 

승리를 나눠 가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영광의 잔을 패자의 머리에 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불행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함께 슬퍼하고 같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혼자만 잘해서 자기 혼자 성공하는 사람(Only-Win Style)은 내 행복의 그늘에 가린 남의 불행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파보았던 사람은 남의 아픔을 압니다.

처절하게 절망스러웠던 사람은 남의 절망을 압니다.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남의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승리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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