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주일성서와 복음말씀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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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wansub69] 쪽지 캡슐

2000-11-11 ㅣ No.2876

11월 12일 / 연중 제32주일 : 마르 12,38-44

 

말씀의 초대

 

 

  오늘 복음에서는 탐욕스럽고 명예를 추구하는 율법 학자들의 겉 꾸미는 태도와 겸손하고 가난한 과부의 깊은 믿음이 대조되고 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는 매우 의미가 깊다. 예수님께서는 천상의 성소에 들어가려 하신다. 그러나 그에 앞서 그 분께서는 당신 자신을 송두리째 봉헌하시며 가장 깊은 겸손의 모습을 보여 주신다.

  성전에 예물을 봉헌하는 이들의 속마음은 각기 다르다. 부자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그들은 자신의 관대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사치와 오만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 사렙다 마을의 과부가 죽지 않을 만큼의 허기도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소량이었지만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바쳐 믿음을 가지고 엘리야 예언자를 대접한 것처럼,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는 자신의 생계를 위한 마지막 렙톤 두 개를 헌금궤에 넣는 빈 마음을 보였다. 오만한 부자와 가난한 과부-누가 더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일까? 예수님 시대의 한 라비는 “가난한 사람들이 봉헌하는 산비둘기 두 마리가 아그리빠 왕이 바치는 수천의 봉헌물보다 더 가치 있다.”고 옳게 지적한 바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난한 과부의 봉헌을 지적하시면서 봉헌의 참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말씀하신다. 가난한 과부의 봉헌은 바로 예수님께서 빵과 포도주라는 보잘것없는 표징으로 바치실 당신 자신의 살과 피를 예시하는 것이다.

  과부는 살기 위하여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였다. 성체성사 때에 예수님께서는 실제로 우리가 살기 위하여 필요한 양식인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주신다. 우리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단지 여분의 작은 것을 바치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율법 학자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놓은 가난한 과부와 함께할 것인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서도 다른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복음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넣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마르 12,38-44

 

38 예수께서는 가르치시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기다란 예복을 걸치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회당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찾으며 39 잔칫집에 가면 제일 윗자리에 앉으려 한다.

40 또한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오래 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그만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41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42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43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44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 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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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부는…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 마더 데레사의 말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요즈음에는 아픔을 느끼지 않는 친절이 너무 많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도 아프지 않고 주머니도 축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는 그다지 손해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는 운동이 매우 성행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운동은 그리스도가 가르치고 계신 사랑과는 아주 다른 것입니다. 우리 사회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사람이 참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아픔을 느끼는 사랑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 아픔을 느끼는 사랑 ] 중에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에는 어떤 아픔과 희생이 있는지 과부의 헌금을 통해 성찰해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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