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아름다운 짝사랑

인쇄

봉근종 [dataeo] 쪽지 캡슐

2000-05-03 ㅣ No.495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매일 아침에 블랙커피를 두잔씩 마신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가 지금 도서관 저쪽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매주 화,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집은 매일 밤 10시가 되면 모두들 잠들어 밤에 전화를 한다는 것은

 

무모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매주 목요일까진 갈색머리 끈을 하고 금요일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은색머리핀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와 같이 듣는 수업시간에는 매일 창가에 앉아 창밖만 쳐다 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는 알지 못합니다.

 

그는 내가 마시고 있는 커피 두잔중 한잔은 그의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는 내가 지금 쓰는 일기장에 그의 이름이 얼마나 많이 적혀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내가 그와 수업을 같이 듣는 화,금요일에 목욕을 한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합니다.

 

매일 밤 불꺼진 어두운 방안에서 그의 전화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그는 언젠가 예쁘다고 했던 갈색 머리끈과 펜시점에서 그가 맘에 든다던

 

은색 머리핀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같이 듣는 수업시간에 창가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매일 창가에 앉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합니다.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는 알지 못합니다.

 

 

 

펀글.. 이랍니다..^^



3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