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진성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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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진 [pero36] 쪽지 캡슐

2000-02-24 ㅣ No.1889

우선....군에 입대하시는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런데...병으로 가는건가요 아니면 장교로 가시는 건가요....

제 후배들이 이틀후에 임관을 하는데...공교롭게도 그날과 일치하는 군요.....

뭐 병이든 하사관이든 장교든....

어떤 모습으로 군에 오시는 간에 대한민국 군인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환영하고 열심히 하시기를 바랍니다.....그동안 저한테 보여주신 각별한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리고 군생활 내내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또한 추기경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군은 ’선교의 황금어장’입니다. 군종사목은 반드시 군종신부님들만이 하시는 일이 아닌 군에 몸담고 있는 우리 가톨릭 장병들이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어디서 군복무를 하시든 항상 기도생활 열심히 하시고 되도록이면 주일미사 거르시는 일이 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군대란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장소입니다. 일본남자들이 회사(會社)라는 곳을 통해 조직능력을 배우듯이 한국남성들은 바로 군이라는 조직사회를 통해 장차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직능력을 배웁니다. 이렇듯 진성원님의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인생경험을 할 수 있는 순간이니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흔히들 군복무를 청춘을 낭비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편한 것을 좋아하고 땀 흘리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는 게으르고 정신력이 약한 사람들의 자기합리화일뿐입니다. 만약 진성원님께서도 그런 생각이 행여나 드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남자가 이 땅에 태어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몸 바쳐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마 얼마 안될겁니다. 바로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진성원님 앞에 놓여있습니다. 부모님 형제 자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3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자신의 몸을 바쳐 사랑해 보실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바로 그들이 살고 있는 이 나라 이 땅을 지키는 가장 숭고한 사랑입니다. 내가 흘린 땀 한방울 내가 걸은 발걸음 하나가 그들을 사랑하는 증거라면 그리 아깝지않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떠나는 길에 어쩌면 축복해 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남들 다 가는거 잘 갔다와라라고 형식적인 인사말만 오고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년후 정말 멋지게 군생활을 하고서 돌아오십시오. 그때 사람들은 당신을 과거의 당신이라 부르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값진 시간을 보낸 전사(戰士)라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당신을 장하다고 말 할것입니다.

다시한번 대한민국군의 일원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무도 조국이란 말을 듣고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이때 진정 조국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00. 2. 24

대한민국 육군중위 조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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