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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홍 [clemenskim] 쪽지 캡슐

2008-09-12 ㅣ No.6602

생활성서사신간안내


온 가족이 신자이다 보니,
저녁식사를 끝내고 얼추 소화가 되었다 싶으면,
가족이 모여 함께 기도를 합니다.

저녁 기도부터 시작해서, 묵주기도 한 꿰미를 바치고,
네다섯 가지의 특수 기도를 바치고서,
마지막으로 ‘선종을 위한 기도’를 바치면 가족 기도가 끝납니다.

이 시간은 하루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신앙생활의 주축이 되는 시간이지만,
때때로 주객이 전도될 때도 있습니다.
얼마 전 올림픽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해야 한다며
기도시간을 수시로 변경(?)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느 날은 잘 싸우려면 기도해줘야 한다며 기도시간을 미리 앞당기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꼭 응원을 함께 해줘야 한다며 기도시간을 한참 늦춥니다.
부모님이 단박에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통보합니다.
순간 기도를 해치운다(?) 싶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앞에 촛불을 켜고 정성스레 기도를 바치고서,
‘기도빨’을 확신하며 올림픽 경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일흔을 훌쩍 넘긴 두 분의 기도생활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편안한 인간미까지 느껴졌습니다.

이번 추석 명절엔 음식은 최소한으로 하고,
대신 조상을 위한 연미사와 연도를 함께 바칠 거라고 합니다.
한가위의 구심점이 또 기도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 함께할 수는 없지만,
물질적인 것을 떠나 영적인 풍요로움과 든든함이 더해지길 기도했습니다.
조상을 찾고,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뵈며,
그간의 삶을 함께 나누는 명절에 물질적인 것이 풍요로워야 안정되고 넉넉해지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
가족들과의 만남 안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와 축복이 풍요롭기를 더불어 기도합니다.

 

행복지기 수녀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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