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맞아죽을 각오를..>읽고

인쇄

한주영 [Serina99] 쪽지 캡슐

2000-10-20 ㅣ No.4821

오늘은 목요일..수업을 마치고 (왠지 일주일의 수업을 끝낸 오늘이면 공부할 마음이(마음만^^) 솟구친다..수업이 끝났다는 아쉬움때문일까 그래서 꼭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거나 문방구에 들린다..) 모닝글로리에 들렸다가 몇가지 학용품거리를 사서 집에 왔습니다. 약간의 노곤함과 여유로움을 누리며 저녁식사후 책꽂이에서 책을 집어들었지요. 화장실에 갈 때면 꼭 새로운 책을 집어드는 습관으로. (참고로 저희집 화장실에는 자그마한 책꽂이가 있어요. 예전에는 고사성어집, 작은 묵상집, 성교육에 관한 소책자, 시집 등등이 놓여있었고, 요즈음은 제가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종교서적들을 꽂아 두곤합니다. 그냥 작은 계기마련이지요.) 오늘 집어들은 책은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일본인이 쓴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  하도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하기에, 상식적으로 읽어나 봐야 겠다고 샀지만, <일본은 없다> <일본은 있다>과 같은 책의 일종의 연속물로 화제를 모으려고 출판된 책이지 않을까싶어 1년 이상이나 읽지 않고 책꽂이에 꽂아만 두었지요. 샀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왜냐면 어차피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뻔한 문제들을 거론하고 있으려니 하는 생각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일본인이 저자라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린 사실 등등이 그 이유였었지요. 처음으로 오늘 책을 집어들고 누워서 대충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정신이 바짝들어, 꼭 찬물세례 받은 듯한 느낌에 일어나 앉아 순식간에 끝까지 읽었습니다. 우선 재미가 있었죠(그래서 끝까지 다 읽게 된거 겠죠?) 그리고 "맞어 맞어" 동감하고(교육문제, 무질서, 폭탄주 술문화, 부정부패..종교얘기도 나오더군요. ’국민 70%가 신앙인이라는데’..라며,)   ’이런 이것은 별로 공감할 수 없는 논리군" 분노하며(독도문제, 반일감정에 대한) 그리고 일종의 무거운 책임감(여성의 역할, 가정교육, 사회의식)을 느끼며 읽었어요. 한번 읽어보세요. 기회가 된다면.

조금전에 저희 가족에게 이 책에 대해서 얘기했더니, 부모님은 공감과 반대를 적절히 표현하셨는데 - 아버지께서 교통질서문제에 관해 유난히 찔리시는 듯 보였지요..-  제 동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노를 터뜨리는군요. "다 아는 문제들 아니었냐, 일부는 바뀌고 있다, 그들은 얼마나 잘하는냐"는 등. 예전에 처음 제가 이 책을 살 무렵처럼. 물론 맞는 말도 있었지요.

하지만 때로는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모습과 사회를 바라볼 필요도 있을것 같군요.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이 사람도 자신의 자유의사대로 쓴거니까- 접어둘지라도, 정작 문제가 되는 누구나가 공감하는 점에 대해서는 고집스럽게 함께 생각해 봐야 할것 같아서요. 좋은 나라 만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함께 참여하고 연대하며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이니까요.

"정신바짝 차리고 살자" "대충 살지 말자"(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같네요)가 책 읽고 난 소감이었습니다.. 이상.



4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