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설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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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0-02-13 ㅣ No.12335
설 아침에 / 하석 어릴 적에는 무척 손꼽아 기다리곤 했던 설날, 평시에는 먹을 수 없었던 각종 좋은 음식 차림에다 새 신발에, 새 옷까지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당시에는 지금처럼 음식도 옷도 그리 풍성하지 못했었다.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 곳은 아마, 어머니 아버지의 그 따뜻한 그 품속이 아닐까? 부모님 슬하에서 자랄 땐 근심 걱정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번거로운 명절 음식 차림을 밤새워 홀로 하셨을 어머님의 수고가 얼마나 크셨을까. 그래도 설 아침의 어머니는 밝으셨고 행복하셨던 것 같다.
언제 생각해도, 나의 변함없는 고향은 어머니 아버님 그 품속이요, 그 슬하에서 함께 살던 때이다. 이제 그 사랑 갚을 길 없고, 그 얼굴 뵈올 수 없지만 아이들 어릴 적 얼굴, 또 지금의 손녀 손자들 고운 얼굴 바라보는 내 눈길에서, 똑같으셨을 어머님과 아버님의 그 사랑의 눈길을 이제야 비로소 느끼고 알게 되었다.
한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부모님의 사랑도, 형제들 우애도, 조상님의 뿌리도, 우리의 근본과 도리도, 또 가정이란 이름 안에 태여 난 내 운명과 그 고마움 그리고 누리는 이 행복을 곱씹어보며, 이 설날 아침, 집집마다의 훈훈한 설정으로 경인년 새 한해가 따뜻하고 넉넉하고 행복하게 출발하기를 하느님께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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