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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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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7-14 ㅣ No.7204

당신을 생각합니다. / 김기린

 

 

 

보름달이 뜨는 날은

달을 닮은 당신을

생각합니다

햇살이 눈을 몹시 부시게 하는 날은

고요하다가는 불같이 정열적인 당신을

생각합니다

냇불이 살얼음을 마지막으로 걷어올리던 날은

속으로만 살아가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향내음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은

간지러운 당신을

생각합니다

숲들이 어울려 자장가를 부르는 날은

나를 재우지 않고는 잠들지 않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곡식이 여물고 하늘이 높던 날은

처음 나온 과일들을 먼저 먹이지 못해 안달하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강풍이 모질게 몰아치는 날은

따뜻한 체온으로 나를 데워주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이렇게 당신을 생각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생각을 불러일으켜 준 것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내가 여때 사랑을 받지 못했던 까닭을

이제사 조금씩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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