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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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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12-29 ㅣ No.209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해. 2001. 12. 30)

                                          제1독서 : 집회 3, 3∼7. 14∼17a

                                          제2독서 : 골로 3, 12 ∼ 21

                                          복   음 : 마태 2, 13∼15. 19∼23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참 오래간만에 눈다운 눈을 보았습니다.  기다리던 것을 본다는 것은 우리에게 기쁨입니다.  여기에 어느 책에서 본 글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서 반 혼수 상태에 빠진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셨다.  그래도 처음 얼마 동안은 내가 곁에 가서 '어머니'하고 부르면 눈을 뜨고 내 쪽을 보며 미소를 지으셨다.  무언가 해 드리면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한동안 '어머니'하고 부르면 눈을 뜨고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는 날이 계속 되었다.  … 생략 …  이제는 아무리 불러도 눈을 감은 채 반응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 생략 …  슬픔과 허무함과 후회로 가슴이 막히는 듯했다.  간호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여동생이 간호사에게 '이젠 아무리 불러도 모르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간호사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주사를 놓거나 해서 아프게만 하기 때문에 안 되지만, 가족이 부르면 입가가 확 달라져요.  맘속으론 기뻐하는 거지요.'라고 대답했다.  간호사는 오른손을 펼치더니 자신의 코에서 입, 턱을 쓰다듬듯이 하며 명랑하게 그런 말을 해 주었다.  어머니 입 주변이 조금 웃는다.  그런 느낌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잠든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 어머니'하고 계속 부르는 것이 무척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 생략 …."(좋은 생각 12월호)

 

  오늘은 성가정 대축일입니다.  교회는 이 축일을 통하여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에서처럼 가족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가정이라는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안정되고 활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가정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과 구원을 보여주며 협력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는 자녀들이 부모에게 해야 할 본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공경을 드리는 것이 곧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구약에 있어서 장수와 많은 자녀는 늘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은총은 부모에 대한 효심(孝心)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골로사이서를 통하여 부부에게 상호종속과 사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반면 남편들은 아내를 사랑하라고 명합니다.  여기서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을 말합니다.  아가페적인 사랑은 헌신적 사랑, 죽음을 다한 사랑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셨듯이, 남편들도 아내를 위하여 자신을 바치라는 뜻입니다.  남편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은 바로 하느님 사랑을 들어내는 것입니다.  사랑만이 순명과 존경을 가능케 합니다.  강요에 의한, 폭력에 의한 순명과 존경은 반감을, 반목을, 반항심을 가지게 하고 배반을 하게 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진정한 순명과 존경을 가지게 합니다.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며, 가족을 위해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과 가족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져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에 나오는 요셉은 가장으로써의 자신의 본분을 다 합니다.  위험에서 가족을 구하고 그들을 안전하게 지킵니다.

 

  가정은 바로 하느님과 사랑, 법과 정의, 양심과 진리를 배우는 곳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거룩한 가정을 묵상하며 그분들을 기준으로 함께 반성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로서, 남편과 아내로서 우리는 참으로 축복 받을 수 있는 우리의 책임, 우리의 의무, 우리의 사랑, 우리의 희생, 우리의 성실을 다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하겠습니다.

  가정을 찾는 이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모두가 사랑을 배우고 느끼며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혼인할 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로 약속합니다.  부부 서로간의 신의를 잘 지키고 있으며, 믿고 사랑하고 있는 지 잘 생각해야 하며, 자녀에 대한 사랑도 하느님처럼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자녀들은 부모님께 감사하며 순명과 존경을 다 해야하겠습니다.  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듯합니다.  가정 안에서 서로 순명과 존경을 다 하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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