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우울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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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민 [johnlee74] 쪽지 캡슐

1999-04-24 ㅣ No.457

지금 막 사법고시 1차 합격자 명단을 봤거든요.

제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만 붙고 나머지는 모두 명단에 없더군요.

 

작년 같은 도서관에 있으면서 그 아까운 시간들을 좁은 책상에 몸받쳤던,

입만 열면 법 얘기로 나를 따분하게 했던,

저 정도면 틀림없다던 사람들.

이제는 다시 보기엔 자신의 인생에 위협을 느낄 연령이 된 선배들.

새벽 3시까지 있다가 다음날 8시에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했던 친구.

 

 

그들의 좌절과 절망감이 직접 느껴지는 것 같아 온 몸에 힘이 빠집니다.

승자와 패자, 운명처럼 결정된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작년에 반 년 정도 날라리 공부한 언론사 시험에 실패하면서 나의 길이 아니라고 쉽게 포기하기 힘들었는데,

이미 2-3년을 판 우물을 잊어버리고도 그 남은 상처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삶이란 우스꽝스럽기도 하네요.

도전하는 인생, 참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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