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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함게 가는 성덕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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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kgh0727] 쪽지 캡슐

2006-07-17 ㅣ No.6793

 

마리아와 함게 가는 성덕의 길

(칼 브라운 박사. 밤베르크의 대주교)
 

   언젠가 프란쯔 폰 살레 성인은 "많은 사람들이 성덕에 대해 말하면서도,

성덕에 대하여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덕에 이르는 사람은 적다." 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말은 분명 우리 시대에도 적용된다.

여기에서는 우리의 주제와 관련하여 성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본적인 서두로 삼았다.

성덕으로의 부르심
   야훼께서 모세오경의 세 번째 책에서 말씀하셨다.

"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레위 19,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셨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마태 5,48).

사도 성 바울로도 반복하여 말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1데살 4,3).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성덕에의 부르심을 새로이 다루어,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에서 한 장 전부를 그 주제에 할애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덕과 자기 신분의 완성을 추구하도록 권유받으며 또 그러할 의무가 있다." ([인류의 빛] 42항)
   2천 년 대희년을 보내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목교서 [새천년기]에서 "성덕"이라는 주제로 공의회 정신에 입각하여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목 계획은 성덕을 중심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 성덕은 ... 세례 받은 모든 사람의 삶이 죄를 씻고 참으로 새로워지도록 그리스도께서 주신 특별한 은총입니다."(30항)

교황은 또 이렇게 말한다.

'예비신자들에게 세례 받기를 바라십니까?'하고 묻는 것은 '성화되기를 바라십니까?' 하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31항)

성덕은 하느님의 자녀 됨에 그 토대를 둔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덕이란 오로지 어떤 특별히 선택된 사람들을 위한 것,

닿을 수 없이 높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성덕에 대하여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덕이란 무엇인가?

세례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은총을 받는다.

그래서 세례는 거룩한 성사인 것이다. 그것은 원죄와 모든 개인적 죄로부터 사람을 정화시키고,

그 사람 안에 하느님의 초자연적 생명을 심어주며,

그를 하느님의 몸인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세례는 모든 죄를 정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 신자를 '새 사람'이 되게 하며 하느님의 본성을 나누어 받는(2베드 1,4)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갈라 4,5-7) 그리스도의 지체(1고린 6,15. 12,27),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로마 8,17), 성령의 성전이 되게 한다." (1265항) 라고 되어 있다.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께서는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성화하는 은총, 곧 의화하는 은총을 주신다.

이 성화 은총은

   - 향주덕(向主德)을 통하여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바라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하며
   - 성령의 은혜를 통하여,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고 행동할 수 있게 하며,
   - 윤리덕을 통하여 선이 성장하도록 해준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266항)
   요약해 말하자면, 성덕은 인간의 공로와 노력이라기보다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로서 사람이 하느님께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타놓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세례를 통해 우리는 죄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하느님을 위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했다.

우리는 하느님께 봉헌되어 거룩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례 속에 근본적으로 놓여있는 성덕이 우리의 삶 속에 '거룩하게' 드러나야 한다.
   거룩해진다는 것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 '예'라고 대답함으로써 우리가 받은 주님의 사랑을 우리 안에 뚜렷이 새기는 것이다.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사랑받고 사랑하는 것"이 성덕의 핵심이라고 했다.
   세례는 사람들을 생명의 길로 인도한다.

동시에 세례는 사람들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대한 의무를 주고, 사람들을 아버지의 자녀로 만들며 아버지를 닮게 한다(마태 5,48 참조).

이 진리를 포티케의 주교이자 5세기 초기의 그리스도론 신학자인 디아도코스는 명백하고 간결하게 진술했다.

"다시 태어남의 세례성사를 통해 성총은 우리에게 두 가지 보화를 주는데 그 중 하나는 다른 하나를 완전히 능가하는 은총이다.

첫 번째 것은 우리에게 직접 주어지는데, 물로써 우리를 새롭게 하고 영혼의 모든 길을 빛나게 한다.

즉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들의 모든 죄의 주름살을 깨끗이 펴준다.

두 번째 것은 우리의 보조자를 기다려 하느님을 닮게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닮으려고 애쓰는, 즉 완전해지려 애쓰는 어떠한 발걸음도 세례의 은총 안에 기초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은총은 우리 안에 본래부터 있는 성덕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우리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

결국 우리 인간의 행위와 은총의 협동 작업은 성덕을 목표로 한다.
   모든 것을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믿는 현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들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초자연적 삶과 성장의 성사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 사람을 거룩하게 만드는 은총은 성사를 받음으로써 또 초자연적 경신행위를 통해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적 노력과 인간적 노력만으로는 완전의 길로 가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은총과 우리의 협력의 필요성과는 관계없이 어떤 성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해냈습니까?" 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 독일잡지 'Bote von Fatima, 2004,2월호'에서. 다음호 계속)
- 마리아 2004년 9~10월 127호 -

 

http://마리아.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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