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우포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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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우포에 와서 빈 시간 하나를 만난다. 온 나라의 산과 언덕을 오르내리며 잇달아 금을 긋는 송전탑 송전선들이 사라진 곳, 이동 전화도 이동하지 않는 곳. 줄풀 마름 생이가래 가시연이 여기저기 모여 있거나 비어 있는 그냥 70만 평, 누군가 막 꾸다 만 꿈 같다.
잠자리 한 떼 오래 움직이지 않고 떠 있고 해오라기 몇 마리 정신없이 외발로 서 있다. 이런 곳이 있다니! 시간이 어디 있나, 돌을 던져도 시침이 보이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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