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썩는 씨앗은 꽃을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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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leeyoungja] 쪽지 캡슐

2003-07-30 ㅣ No.9757

사랑의 님이시여!

썩지 않은씨앗이 꽃을피울수 없듯이 자존심의 포기 없이는

꽃봉오리를 맺어 갈 수 없더이다.

분명이 세상은 자존심도 지키고 목적도 달성하는 그런

어리석은 공간이 아니나이다.

모름지기 우리는 낮과밤을 동시에 보낼 수 없사오며 봄과

가을을 동시에즐길 수가 없지 않나이까?

침묵 속의 어두움을 지나야 아침의 찬란함이 찾아오고

여름을 길게 지나야 가을의 들판으로 나설 수 있나이다.

부디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자존심을 꺽어 가십시다.

우리의 자존심만 포기하면 흙과 태양과 비와 바람이 저절로

원하는 꽃을 가꾸어 갈 것이옵니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옳고 그름이 분명할 때 부디 침묵하옵소서.

옳은 것을 옳다하고 그른것을 그르다하는 똑똑함보다 옳고

그른것 모두를 포용하는 어리석은 풍요가 오히려 훌륭한

거름이 되나이다.

내 잘못도 내 탓이고 당신 잘못도 내 탓이며 세상 잘못도

내 탓으로 돌리는 구세사적 인물이 되시옵소서.

의인 한사람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막았듯이 진심으로

자존심을 포기하는 한사람의 지혜로운 죄인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의 좁은길로 초대되고있나이다.

자존심만 버리면 내일 아침부터 웃을 수 있나이다.

님이시여, 부디행복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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