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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이름모를 수녀님의 기도와 이해인 수녀님의 기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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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bagdudegan] 쪽지 캡슐

2008-09-01 ㅣ No.10222

 

작자미상/17세기 이름모를 수녀님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가난한 새의 기도/이해인 수녀님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청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살며생각하며/오대일 신부님이 올려주셧던 글 입니다


주님의 기도

너희는 "하늘에 계신" 이라고 기도하지 말라.
-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너희는 "우리" 라고 말하지 말아라
- 너 혼자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너희는 "아버지" 라고 말하지 말아라
-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지 않으면서...


너희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라고 말하지 말아라
-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너희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라고 말하지 말아라
-물질과 쾌락의 나라를 원하면서...


너희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라고 말하지 말아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 하면서...


너희는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라고 말하지 말아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너희는 "아멘" 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 Those Were The Days - Mary Hop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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