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언제부터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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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 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 하려고 애썼습니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자 - 김 원호
10 센티 짜리 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난 길이와 넓이등 뭐든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걸~하며
마구 재고 다녔습니다.
"넌 길이가 5.4 센티야.."
"넌 키가 9.8 센 티밖에 안돼.."
"넌 코의 넓이가 6.2 센티야."
'10 센티도 안되는 것들이 까불어.." 라며..
다들 이 10센티 짜리 자가 항상 수치로만 남을 평가하는 점이
불만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10 센티 짜리 자는 저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울은 무조건 자를 저울 위에 얹어 놓고는
"넌 겨우 5 그램짜리구나.. "
"짜식! 아주 가벼운 놈이군!
비켜랏~! 상대하기 싫으니.."라고
비웃더니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10 센티 짜리 자는 너무나 기가 막히고 억울했습니다.
"자기 멋대로 나를 평가하다니" ... 하고...
그제서야 이 10 센티 짜리 자는 깨달았습니다.
여지껏 자기가 재본 길이로만
남을 평가했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에게 주었는가를...
다음부터 이 10센티 짜리 자는 타인의 길이를 재보고 난 뒤엔
또 다른 장점은 무엇이 있나를 세밀하게 찾아 보기를
즐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남을 어떻게 평가 하시나요?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합니다
그것은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라 합니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이 들어설 수가 없는 것일테지요
일상의 소용돌이에서 한 생각 돌이켜
선뜻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새로운 삶의 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미련없이 자신을 떨치고
때가 되면 푸르게 푸르게 잎을 틔우는 나무를 보십시요
찌들고 지쳐서 뒷걸음치는 일상의 삶에서 자유로움을 얻으려면
부단히 자신을 비우고 버릴 수 있는
그런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의 삶이 힘들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 마음의 짐일테지요
욕심을 제하면 늘 행복함을 알면서도
선뜻 버리지 못함은 삶의 힘듦 보다는
내면의 욕망이 자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가 합니다
흔들림이 없어야 할 불혹에도
버림의 지혜를 깨우치지 못하는 것은
살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과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나태해진 지성과 길들여진 관능을 조금씩 조금씩 버리고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워 가는 참다운 지혜가
바로 마음을 비우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도 해 봅니다
흐뭇함이 배어있는 감동..
정갈함이 묻어있는 손길..
당당함이 고동치는 맥박..
사랑함이 피어나는 인생을 위해 마음 비우기를..
미움과 욕심 버리기를 열심히 연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