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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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prowork] 쪽지 캡슐

2001-09-19 ㅣ No.2334

며칠전 오후 덕성여대 옆에 위치한 옹기박물관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담하여 옹기의 특성그대로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 이었습니다.

그냥 우리네 시골집 마당같은 느낌이었죠.

둘러보다 저의 눈길을 끈 항아리가 있었는데,  ’좀도리 쌀독’이라는..

들어보셨나요? 아낙네들이 밥을 짓느라 쌀을 풀 때 마다 한주먹의 쌀을

좀도리 쌀독에 넣어 두었다가 모아서 장날이 오면 장에 내다 팔아

꼭 갖고 픈 것을 마련하던 말하자면 어머니들의 비상금 저금통이었던 것이지요.

분명히 어머니들은 나 아닌 가족들을 위한 물건들을 사셨을 겁니다.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항아리란 물건은 미리 미리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물건인 것 같습니다.

산속 개울가 물을 담아놓기도 하고,제철 음식을 젖갈로 만들어 저장하기도 하고.......기타등등  

또 그러고 보니 우리 베란다에도 항아리 사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저도 두개의 항아리를 갖고 있는데 창고 안에 넣어 두고  사용안한지

오래된것같습니다.

좀도리 쌀독은 우리의 5,9월의 헌미.헌금의 정신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남을 위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항아리 같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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