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이사 5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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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7-21 ㅣ No.6872

 

 1  그러니 우리에게 들려 주신 이 소식을 누가 곧이들으랴?

    야훼께서 팔을 휘둘러 이루신 일을 누가 깨달으랴?

 

 2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우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4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 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 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는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 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 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 멋대로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에 끌려 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 극심하던 고통이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리라.

    나의 종은 많은 사람의 죄악을 스스로 짊어짐으로써

    그들이 떳떳한 시민으로 살게 될 줄을 알고

    마음 흐믓해 하리라.

 

12  나는 그로 하여금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하게 하리라.

    이는 그가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은 때문이다.

    반역자의 하나처럼 그 속에 끼어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반역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 때문이다.

 

 

* ’고난받는 종의 네째 노래’를 읽고 있노라면 그리스도의 수난이 떠오르게 됩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시는 주님의 삶이 겹쳐지게 됩니다. 고난받는 종의 모습은 바빌론 귀양살이에서 고난받는 이스라엘 백성과 의인들의 모습을 노래한 것이지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서 완성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또다른 메시아인 우리들을 통해서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다시 새롭게 실현되어야 하는 삶입니다. 때로 우리가 당하는 억울한 일들과 부당한 고통을 봉헌함으로써 우리는 고난받는 종의 모습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조금씩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저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피해 달아나지 않게 해주소서. 매일의 수고와 고통들을 봉헌함으로써 당신을 더욱 닮아가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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