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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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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suhochunsa] 쪽지 캡슐

2000-11-19 ㅣ No.3569

-나는 고목 당신은 기생초...-

 

 

혼자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이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나의 팔과 다리에는 지금의 당신이 생겨났습니다.

당신이 있는 지금 나의 팔과 다리는 너무 아파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잘라버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고목이여서 움직일 수 없지만...당신을 잃는 다면 또 긴 시간동안을 외로워 질테니까요.

힘들고 지친 고목이여서, 죽어가는 고목이여서 당신을 허락하면 안 되지만...

나는 혼자는 싫습니다. 이제는 혼자가 싫습니다.

외롭게 사느니 당신을 살리고 나홀로 떠나겠습니다.

그로 인해 당신이 외로워 진다해도...결코 당신을 먼저 보내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생각해도...앞으로 나는 더욱 오랜 시간을 살게 되겠죠.

당신이 떠나간 후로도 말입니다.

저 하늘로 지금 가고 싶습니다. 더 이상 친구들을 먼저 보내기는 싫습니다. 이제는 제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싶습니다. 먼저간 나의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내 뿌리의 작은 틈새로 자라주던 나의 사랑 민들레도...나에게 언제나 와서 먼 세계의 일들을 알려주던 비둘기도...

그들이 떠난 것을 알기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들이 떠난 것을 슬퍼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 지금...나는 떠나고 싶습니다. 저 하늘로...

저 하늘로 가서 보고 싶습니다. 작은 새들이 말하던, 나를 잡는 나의 뿌리를 굳어 버린 나의 몸을 원망스럽게 했던 그 미지의 세계들을 저 하늘 위해서 내려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수 없습니다.

저는 움직이지 못해서 저를 도끼로 찍어 버리지 못 하거든요.

차라리 나의 많은 친구들이 그랬듯이...고통을 감수하고 바다로 갔었으면 하고 새들일 전해줄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제 뜻대로 되지는 않더군요.

다람쥐와 딱다구리도 제 몸을 파서 집을 마련했지만 아프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생겨서 기뻣거든요.

그런 아픔따위는 감수할수 있습니다. 외로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들은 떠나가고 언제나 그렇듯이 나 홀로 남았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보내기 싫습니다.

당신이 슬퍼하여도, 당신이 원망하여 나의 소원은 당신보다 먼저 떠나는 것입니다.

당신을 허락하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버린 외로움을 다시 취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이제는 나의 소중한 사람을 먼저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의 체액을 다 주고 먼저 죽는 한이 이더라도...

당신은 나에게 간절한 기쁨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마지막 남은 천사이고...당신은 나에게...마지막 추억입니다.

 

기생초의 꽃말 : 간절한 기쁨, 추억,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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