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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방을 사랑으로 채운 묵주기도:메리놀회, 월시 주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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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kgh0727] 쪽지 캡슐

2006-06-12 ㅣ No.6713

 

내 감방을 사랑으로 채운 묵주기도

 

ㅡ 공산주의 치하의 중국에서 1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고 석방된 메리놀회, 월시 주교의 편지 ㅡ

 

이 편지는 우리 모두를 위한 묵상이다.
그는 묵주기도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주고,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우리를 이끈다.



   지난 12년간의 수감 생활을 지탱해준 것은 묵주기도였다.

나는 기도책도 없었고 아무것도 가질 수 없었다.

미사를 드를 수도 없었고 성무일도를 바칠 수도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의 제한을 받았다. 박탈은 수감 생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묵상할 것이라고는 숨쉴 공기와 아무것도 없는 바람 벾 밖에 없었다. 상황은 우울하기 그지없었다.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거의 없는 오로지 무엇인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단조로운 생활, 그렇게 희망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랜 습관 덕분에 나는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묵주기도가 있지! 묵주기도에 의지해 봐!

 

네 열 손가락으로 열 알의 묵주알을 굴리듯 쉽게 기도 드릴 수 있잖아.

묵주기도로 말하자면 필요한 것은 시간 밖에 없고, 너는 시간이 남아돌잖아.

그러니까 지금은 마음 속에 있는 여러 가지 소망과 지향을 위해 더 많은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진짜 황금 같은 기회야.

게다가 묵주기도는 너의 성직의 의무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야.

생각해 봐.

너는 이제 고통 받고 있는 너의 모든 신자들을 위해 하루 종일 그저 걱정만 하는 대신에 기도할 수 있어.

그들을 도와줄 다른 방법들을 모두 빼앗겼어도 너는 아직 묵주기도를 할 수 있어.'


   나는 즉시 묵주기도를 할 계획을 세웠다.

매일 3번의 묵주기도, 즉 15단의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은 내 오랜 습관이었다.

 나는 묵주기도의 횟수를 6번으로 늘이고 환경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이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곧 하루 동안 묵주기도를 6번 바칠 시간은 충분하며 보통은 12번을 바칠 수 있고 때로는 18번을 바칠 시간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열심히 묵주기도를 바쳤다.

묵주기도를 18번 바치면 954번의 성모송을 바치게 된다.(18X53)

메리놀회의 규칙은 모든 "선교사"들을 위해 세 번의 성모송을 더 바치고 묵주기도를 끝내도록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묵주기도를 18번 바친 날에는 결과적으로 1,008번의 성모송을 바치게 되었다.

나는 18번의 묵주기도를 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18번 바친 날을 "내 일천 번 성모송의 날" 이라고 부르고, 그런 날을 잘 보낸 하루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주 단조로운 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많은 묵주기도를 바칠 수 없었다.

많은 양의 기도는 잠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한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빼앗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짬짬이 여유 시간이 상당히 많을 때도 있었으나 다른 사소한 일에 시간을 뺏겨서 내 여유 시간은 자주 제한되었다.

그럴 때에 나는 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했다.

나는 하루 12번의 묵주기도가 습관이 되었다. 그보다 적게 하는 날은 드물었다.
   12년 동안의 수감 생활은 별 어려움 없이 흘러갔으나 그 경험이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때때로 좀 지치기도 했지만 나는 전혀 낙심하지 않았고 불행하지도 않았다.

 나는 다른 네 명의 수감자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고독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동료애를 생기게 해주었고 그것은 나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크고 지속적이며, 항상 존재하는 동료는 바로 묵주기도였다.

묵주기도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할 가치가 있는 행위, 즉 하느님께 주의를 기울이고 기도 중에 하느님과 함께 대화하는 일에 내 자신을 손쉽게 몰두시켜 나의 가장 큰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묵주기도를 바치는 방법은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어려움에 처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묵주기도의 15개의 신비는 종교의 위대한 중심 진리이며 하느님께서 당신의 우주를 다스리시는 역사에 있어 결정적 사건들에 대한 명확하고 완벽한 묵상이다.

묵주기도는 거의 자동적으로 기억과 감사와 위로와 희망으로 나누어진다.

묵주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나 준비나 지식이 필요 없다.

이 모든 보물을 가지는데 필요한 것은 오로지 신비와 성모송을 알고 열까지 숫자를 셀 줄만 알면 된다.

한마디로 그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며 어린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묵주기도는 내 평생, 무엇보다도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에 나의 욕구를 상당량 채워주었고, 아무엇도 없었을 때 나를 지탱해주었다.

내가 언제 어떤 어려움으로 낙심해있더라도 그것은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것은 내 수감생활 내내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는 구명밧줄이었다.

('Christian Renewal News'에서)
- 마리아 2004년 9~10월 127호 -

 

http://마리아.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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