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성당 게시판

어이야기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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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茂賢 [jmh385] 쪽지 캡슐

2002-02-06 ㅣ No.9737

 

 

 

 

 

 

 

 

 

 

저는 현재 유치원 아이들의 오후 수업을 맡으며,

 

초등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도시와는 달리 환경이 그리 넉넉하거나 좋지 못하며,

 

부모님의 손에 성장하기 보다는,

 

할아버지,할머니의 보살핌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중에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시설에서 다니는

 

몇 몇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해 맑은 얼굴과 미소를 본다면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밝아 보입니다.

 

전 오늘 그 어린이들중 한 자매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제가 근무지를 이곳으로 옮기고 한여자 아이가

 

새로 들어 왔습니다.

 

그때의 그 아이 초등학교 5학년이였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 아이에게 어려운 홀로서기가

 

시작 되게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아이에겐 많이 부족한 4살아래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공부하기가 싫어 후원자가 있음에도

 

결석을 즐겨하고, 숙제는 당연 안 해 오며..

 

깨끗이 씻지 않음은 물론이고, 고운 얼굴임에도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 얼굴이 다 터 있는...

 

아침에 곱게 다듬어져 있던 긴 생머리가

 

오후가 되어서는 예뻐 보이기보단 차라리 지저분한 아이

 

언니에게 투정부리고 대들기가 일쑤인 아이..

 

그러나, 그아이의 언니..

 

단 한번도 싫은 내색을 보이거나, 동생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타이르곤 합니다.

 

겨울 방학이 시작 되어 지면서 같은 시설의 아이들중

 

공부 하기를 즐겨 하는 몇 몇 아이들이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학습이 많이 뒤쳐지는

 

이 아이들을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 것에 익숙해 있는지 아이들은 애써 웃음을 지을 뿐입니다.

 

결국은 우리 교실로 오게 되었고,

 

늘 어린아이만 같던 이 아이 .. 다 큰 언니가

 

아이들을 돌보듯이 그렇게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모습을 봅니다.

 

그 중에 더러는 깨끗이 씻지 않아 깨끗한 옷차림임에도

 

냄새가 나는 아이들도 있고, 숙제를 내 주어도 전혀

 

만지지 않은 흔적으로 되 갖고 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이 아이..하나하나 챙겨 가며

 

토닥여 주는 것을 가만가만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네 어른들보다 따스한 가슴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씩은 그러한 그 아이의 모습에서

 

부끄러운 현실과 이기적인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엄마가 자리 잡고 여유로워지면 데리러 온다고 했다며..

 

그날을 손꼽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그러한 날이 꼭 돌아와 주기를 바라며..

 

아직은 맑고 순수함을 간직한 이 아이..

 

이름 생략했어요...

 

지금처럼 언제나 씩씩하고 맑게 자라주렴..

 

...

 

...

 

..여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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