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퍼온글]사순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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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승 [stpeter] 쪽지 캡슐

1999-03-10 ㅣ No.256

※ 평화신문에서 퍼온 글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사순을 보내고 있는 저같은 청년들이 이땅에 없기를 바라며

 

사순절의 유래·의미·주요전례해설

 

◎ 주님처럼 부활하기 위해 그분처럼 죽어야…

 

이마에 재를 얹는 예식으로 시작, 40일간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회개와 보속의 시기 '사순절'이 17일부터 시작한다. 사순시기를 거룩하고 뜻깊게 보내기 위해 그 유래와 의미, 주요 전례에 대해 알아본다.

 

◇유래

 

교회에서 사순절을 지키기 시작한 것은 부활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대교회부터 3세기까지는 각 지역교회에 따라 부활 대축일 전 2∼3일 동안 단식하며 부활을 준비했으나, 4세기말 로마교회는 부활전 40일을 부활 준비기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부활전 40일부터 성토요일까지를 사순시기로 보고 단식과 회개의 생활을 했다. 그러나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쁜 날이었기에 사순절의 40일에서는 제외됐다. 그래서 부활 전 6주간(42일) 중 주일을 뺀 36일에 부활 전 제7주의 4일간(수요일까지)을 포함해 총 40일을 만들고, 그 첫째 날에 재를 뿌리는 예식을 통해 사순절의 시작을 알렸다. 이런 관습은 5세기경부터 이뤄졌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성삼일 고유의 전례적 의미를 되살려 성목요일을 사순시기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파스카 시기를 시작하는 날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엄밀하게 따지자면,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 주의 만찬 미사 전까지이며 이 기간은 글자 그대로 40일이라기보다는 부활을 준비하는 회개와 보속 시기하는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의미

 

성서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하느님과 만나기 전에 또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태어나기 위해 거쳐야 할 정화와 준비의 기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재를 지킨 것,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사막에서 40년 동안 머물며 하느님의 백성으로 새로이 태어난 사실, 엘리야가 호렙산에서 40일간 단식과 기도를 하며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했다는 것, 더 결정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 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40일간 단식과 기도로 사신 것 등이 이를 연상시킨다.

 

따라서 사순절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헌장이 규정하고 있듯이 "파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케 하는 것"(109항)이다. 다시 말해 사순절이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동참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더 큰 열성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기울이며 기도와 희생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회개와 보속,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도록 권고하면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단식과 금육을 명한다. 그러나 사순시기의 보속과 희생은 단지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되고 외적이고 사회적이어야 한다.(전례헌장 110항 참조)

 

결국 사순절은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으로서 고행 자체에 강조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출장 갔다 돌아오는 아버지를 맞이하기 위해 집 안팎을 정리하는 자녀들처럼 주님의 부활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 즉 정화와 성화의 시기인 것이다.

 

◇전례

 

사순시기는 "사람은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며 성지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이마에 바르는 재의 수요일 예식으로 시작한다. 재는 참회와 회개의 상징으로 신자들은 재를 받으며 하느님 앞에 먼지와 같은 존재임을 고백한다.

 

사순시기 동안 주일 독서는 인류의 타락과 노아의 계약, 아브라함과의 계약, 하느님의 이름을 모세에게 계시하심, 유배와 귀향 등 인류가 그리스도의 파스카로 향하는 전체 과정을 보여주고, 복음은 예수의 유혹 장면, 라자로의 부활 등을 보여주며 신자들의 회개를 촉구한다.

 

사순 전례의 외적 특징으로는 그리스도의 수난의 신비에 동참하기 위해 미사 때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바치지 않는다는 것과 사제의 제의가 회개와 속죄를 상징하는 자색(보라색)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순 제4주일은 신자들에게 부활의 기쁨을 미리 맛보게 하는 '장미주일'로 지내며, 이때 사제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교회는 또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에 깊이 동참하도록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하며, 주님 수난 성지주일로 시작하는 사순 마지막 주간을 성주간으로 정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하는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으로 지내도록 초대하고 있다.【박주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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