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어매 죽것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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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02-05-04 ㅣ No.3102

행님 예수행님

 

그제 병원의 간호사들이

불암산 등반을 왓슴다

산밑에 암자하나 짓고 산다는 소릴 듣고

절구경할겸 산올라갈겸 왓심다

근디 초장에는 문제가 없엇는디

중반부터 문제가 생겻심다

한 아그씨가 숨이차다고 하는 것임다

하는수없이 손을 잡고 잡아끌면서 올라갓슴다

다른 아그씨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맨시로

아그들이 와 그런 눈으로 보앗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감니다

우짜되얏건 올라갓슴다

근디 이번에는 하산길에 문제가 생겻심다

구두를 신고온 아그하나가

자꾸만 미끄러지는 것임다

그래서 하는수없이 어깨를 빌려주엇는디

아이고 근수가 장난이 아니엇슴다

지는 암반내려오다 미끄러져 죽는줄 알앗슴다

뒤에서 밀면서 내려오는 바람에 말임다

우짜되얏건 그 아그들을 보냇슴다

그리고그 다음날

그 이전에 약속이 되얏던

말따아짐씨들을 데불고 또 올라갓슴다

근디 이번에는 아짐씨들이 문제가 아니라

짐이 문제엿슴다

일단 배낭을 등에 하나 매고

돗자리 하나를 옆에 끼고

영락없이 산커피파는 아저씨 행색으로 올라가는디

오매 한 아짐씨가 영 올라가지를 못하는 것임다

지는 그 전날 혼낫는기라 글고 그 아짐씨가 아무리 적게 보아도

쌀한가마니만큼은 나가지 싶어서...히히히

차마 손을 내밀지는 못허고 배낭만 앞에 매엇는디

오매 잡것

이놈의 배낭안에 뭐가 들엇는지

영 출렁거리는 것......그러니 자꾸 숨이차는것이엇슴다

그래서 열어보니 아니 시상에 수박이 큰놈으로 하나가 떡 자리를 잡고

잇는 것이엇슴다

지가 그동안 산중독이 걸려서 산을 많이 다녓슴다만

수박을 새참으로 가지고 가는 사람은 첨 밧심다

아이고 힘들어 그래 중간에 깨묵엇슴다

근디 올라가다 이번에는 선글라스를 흘린것 이엇슴다

다시 내려가서 주워오고...

아이고 죽것다 하고

그래도 내일 레지오 성지순례때 실컷 쉬고 나며 낫것지 햇슴다

근디 오매 잡것

성지의 성당이 산꼭대기에 처박혀잇다는 것임다

행님

전라도까지 가서 산을 또 오르는디

지 심정 행님이 알라요?

행님 지는 이제 산그림만 봐도 신냄새가 난다요

 

연삼일 산을 오르다 질려부린 주지

 

그래도 부러운것하나

그 성당안의 인테리어가 끝내주엇슴다

내가 고롷곰 하고 싶엇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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