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2000,1,17 성 안토니오 기념일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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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1-17 ㅣ No.516

<마르코 2,18-22 : 단식에 대한 질문 >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단식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의 제자들은 단식을 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칫집에 온 신랑 친구들이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단식을 할 수 있겠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러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온다.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을 하게 될 것이다. 낡은 옷에 새 천 조각을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낡은 옷이 새 천 조각에 켕겨 더 찢어지게 된다. 또 낡은 가죽 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다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하루의 안식을 마치고 한 주간의 일상 생활을 시작하는 오늘, 예수님의 한 말씀은 새로운 활기를 우리에게 불어 넣어 줍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 말씀은 새로이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오늘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함께 작자 미상의 "오늘" 이라는 시 한편을 나누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너 소유한 모든 것 중

    가장 귀중한 것은 '오늘'이니

     

    너의 구원자 오늘은

    어제와 내일이라는 두 도적사이에서

    자주 십자가에 달리운다.

     

    기쁨은 오직 오늘의 것,

    어제나 내일이 아니

    다만 오늘 너는 행복할 수 있으리니,

     

    우리네 슬픔의 대부분은

    어제의 잔재이거나

    내일에서 빌려 온 것일뿐,

    너의 오늘을 고스란히 간직하라.

    너의 음식, 너의 일, 너의 여가를 향유하라.

     

    오늘은 너의 것이니

    하느님께서 오늘을 네게 주셨다.

    모든 어제는 거두어 가셨고,

    모든 내일은 아직 그분의 손안에 있도다.

     

    오늘은 너의 것이니

    거기서 기쁨을 취하여 행복을 누리고,

    거기서 고통을 취하여 사람이 되라.

     

    오늘은 너의 것이니

    하루가 끝날 때

    "나 오늘을 살았고, 오늘을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라.

 

 

  우리의 신앙은 '하느님 나라'라는 아름다운 미래를 향한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입니다. 주님께서 내려주실 완성된 미래는 오늘 안에서 서서히 준비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오늘에 충실하여야 하며, 오늘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의 의미를 올바로 깨달아야 합니다.

  구세주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통회와 슬픔의 단식을 했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오늘'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알 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이들은 결혼식장에서 통곡하고 초상집에서 환호성을 올리는 미련함을 지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신앙인이라면 주님과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이 웃어야 할 때라면 웃어야 하고, 슬퍼하고 눈물을 흘려야 할 때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제나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주신 오늘 이 시간을 오늘을 사는 마음에 담아내야 합니다.

 

 

  오늘 월요일은 사제들의 휴일입니다. 오늘 본당에 부임한 후 처음으로 동기 신부들과 월례모임을 가졌습니다. 참으로 기쁜 날이었지요. 함께 지난 한달 2주간 정도의 생활을 나누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사목에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참으로 기쁜 시간이었는데, 이 모임으로 인해 오늘 복음 묵상을 늦게 띄우게 되어 미안한 마음입니다. 다음부터는 가급적이면 아침에 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로 복음 묵상이라고 올리는 이 글은 복음에 대한 신학적인 해석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부담없이 자신이 성서를 묵상한 내용을 본당 게시판에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각자의 마음안에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과 체험을 형제 자매들과 나누는 것, 참으로 아릉다운 사랑의 나눔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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