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한국 순교자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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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09-22 ㅣ No.1988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다해. 2001. 9. 23)

                                                 제1독서 : 지혜 3, 1 ∼ 9

                                                 제2독서 : 로마 8, 31b ∼ 39

                                                 복   음 : 루가 9, 23 ∼ 26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날씨가 서늘합니다.  아마 가을이라서 그런가봅니다.  단풍이 예년보다 늦다고 하던데, 시간의 흐름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는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사제들의 인사이동이 있는 시간이라서 어떻게 될까하는 기대와 아쉬움으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보냈는지 한 주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여러분 토끼가 달나라에 사는 이유를 아십니까?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서 세상에는 사람과 동물들이 사이좋게 살고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끔 욕심 많은 사람들, 질서를 안 지키는 동물들이 있어서 하느님께서 가끔 아무도 모르게 변장하고 살펴보러 오시곤 했습니다.  어느 날, 하느님은 아주 초라한 할아버지 모습을 하고 마을에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은 한 며칠 굶으신 것처럼 허기지고, 볼품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때마침 지나가던 여우와 원숭이, 토끼를 만나셨습니다.  그리곤 그 세 동물에게 먹을 것을 좀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다행히 착한 여우와 원숭이는 그 할아버지가 하느님인지 몰랐지만 금새 어디론가 가서 드실 만한 먹이를 잡아왔습니다.  근데 토끼는 뭔가를 사냥하거나 구해 올 재주가 없어서 하느님께 아무 것도 해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일부러 토끼를 원망하시면서 끈질기게 조르셨습니다.  그러자 토끼는 마음이 너무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원숭이와 여우에게 나뭇가지를 좀 구해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얼마 후, 원숭이와 여우가 나뭇가지를 구해 오자 거기에 불을 좀 붙여달라고 했습니다.  조금 지나 나뭇가지에 불이 붙자 토끼는 '저, 할아버지, 제가 마음은 안 그런데 할아버지 드실 만한 것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안되겠습니다.  그냥 저의 몸을 드릴 테니 제가 사냥한 것이라 생각하시고 드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말릴 사이도 없이 그만 불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느님은 너무나 놀라셨습니다.  토끼에게 하느님이라고 밝히지도 않았고, 그저 지나가다 먹을 것 좀 달라고 했는데, 온 몸을 바쳐 늙은 노인에게 음식이 되어 주다니, 하느님은 너무나 큰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하느님은 토끼 시체를 안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는 토끼를 살리시고 평소 토끼가 좋아했던 달에서 영원히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살아난 토끼는 하느님께 너무나 감사해서 매일 매일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떡을 만들기로 하였답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 순교자 대축일 기념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위대한 순교자들은 주님을 위해서 피를 흘렸고, 주님을 증거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천국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분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땅에서 주님을 증거 하다가 찬란한 순교의 꽃을 피운 순교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분들의 신앙과 삶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순교자들의 삶은 한마디로 '증거 하는 삶'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과 사랑 때문에, 그들을 박해하고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자들에게 순교자들은 죽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는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주님의 수난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뒤를 따르려는 사람은 두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합니다.  하나는 자기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십자가를 자기의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사람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목숨까지도 버릴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요구는 예수님께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이며 그 분은 반대자들의 손에 넘겨져 수난 당하실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제자들이 당할 온갖 환난과 시련을 견디어야하며 심지어는 목숨을 내놓을 각오까지를 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간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과 끊임없는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 순교자들입니다.  그들은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자신을 철저히 죽이며, 어렵고 힘든 상황을 오로지 믿음으로 극복했던 순교자들의 삶을 우리는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순교자들은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셨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따르는 생활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며 하느님의 따르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버리는 삶을 예수님의 십자가의 지고 따르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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