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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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LANG] 쪽지 캡슐

2000-03-01 ㅣ No.1167

바지단이 헐거워져 수선을 해야했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세탁소에다 맡겨놓으며 삼천원을 들여 수선을 하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요.그날 저녁 엄마께 무척 혼이 날것을 꿈애도 생각 못하면서....

천원이면 할것을 세배의 가격을 들여 했다며 바보라고 혼내시는 엄마, 그 순간만큼은 제가 정말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아빠는 딸 하나라고 제게 이것저것 예쁜핀을 사다주시지만 항상 바가지 쓴다고 제가 바보라고 투정했었지요. 바로 제 신세가 그러하였습니다. 졸지에 아빠와 저는 바가지 쓰는 부녀라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부르는 가격만큼 돈을 지불한 아빠와 제가 그렇게 잘못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손해보는 일이 어찌 없으랴만, 해도 해도 너무한 세상이지요. 핸드폰 수리도 내가하면 35000 이고 엄마가 대신가니 15000 으로 눈 깜짝할 사이 변한 사실하며, 또같은 바지 수선에도 엄만 천원이고 난 삼천원이고....

물론 정직한 가게 주인도 많다하지만 수시로 가격을 맘대로 주무르는 장사속, 그 아래 손해보는 나같은 어린아이들이 불쌍합니다.

몇년전 ’이경규가 간다’ 라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냉장고 주는 프로그램 말입니다. 법 지키는 일은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정직한 분이라는둥 훌륭한 분이라는둥 하며 냉장고 주는 모습에 다같이 기뻐한적이 있었지요. 당연한 일에도 어느새부턴가 칭찬을 달아줄 만큼 정직함이 사그라져 들고있는 사회.

이것이 정작 우리가 살고있는 모습의 현주소라면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는 다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세살바기 조카의 예쁜 눈을 들여다보며 혼자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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