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종로..아침그리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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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두현 [never] 쪽지 캡슐

2000-04-30 ㅣ No.766

벌써 4월에 마지막 날이다.

봄비가 내리고 꽃피고..며칠 춥더니..

이제는 벌써 덥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한달이 지나 첫 월급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런 큰돈을 한번에 받기는 처음이다)

 

난 이번달 보름을 겜방에서 보냈다.(하루 11시간..음..)

지금도 컴에 앉자서 글짜를 또닥 거리고 있다.

오늘이 낮과 밤이 바뀌는 날..밤에 알바를 시작하는 날이다.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온 지금 머리가 무겁고 무척 졸린다.

 

종로 그리고 아침..

 

이른 아침마다 출근길.. 출출함을 덜어주시는 김밥 할머니..     (예술에 가까운 손놀림..)

봄이면 피기시작하는 꽃이며..자라는 나무를 손질하시는 할아버지..

전날 지저분해진 거리를 청소하시는 청소부 아저씨

이른 아침 부터 신문배부를 위해 반팔에 땀을 흘리시는 근육 좋은 청년들..

오픈 준비를 하는 알바생들..

지옥철과 만원 버스..8차선을 꽉 메운 차들..

어디론가 모두 바쁘게 움직인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일을 위해..오늘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물론 나도 그속에 속해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노라면 난 박카스가 생각 나곤 한다.

무엇인가 굉장히 활기차 보이는...것들..

 

아침에 pc를 이용하기 위해서 오는 손님들은 회사원 또는 리포트 프린트를 위해 오는 대학생이 대부분이다.

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셀프로 이용하는 커피 포트에 항상..모닝 커피를 준비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종로에 해가 지고 있는 무렵..

종로거리는 사람으로 채워지고 있다.

게임방도 마찬가지다.

난 이시간이..올때쯤 커피 타는 일을 항상 소홀히 한다..아니 신경쓰지도 않는다.

테레비젼에서는 7시 뉴스를 할 무렵..

~~나 나나~~~나나~이트를 노래하며 길을 막는..삐끼..

초 저녘 얼마나 빨리 마니 마셨 길래..거리에 떡 붙이는 여대생..

주차 시비로 차부시는 썬글라스에 삐쭉 머리에 쫄바지 신사..

거리에서 조명과 시선 받으며 거짓말2탄 찍는 연인들..

박수 소리와 함께 땀 흘리며 길거리 펌프에 푹 빠진 아이들

나 어때요? 벌써 벗고 다니는 아가씨들..

단체로 서울구경 나온 고삐리들..

거리에 무지개를 만드는 머리색..

그리고..

정말 아무 꺼리김 없이 교복입고 학원 나오며 담배불 팅기는 고삐리..

전철역 계단에서 연기 뿜는 여대생..

이제는 아주 길에서 가래 뱉으며 말보루 피는 여자..

아무리 봐도 일본 여자나 남자 같은데 사투리 쓰는 남과여..

 

시끌벅적 개판 오분전과 같은 놀이판이 벌어지고 마감뉴스 시간이 온다.

조금은 한산해진 거리 아직도 네온싸인과 테크노는 쉬는 법이 없고..

술 취한 사람들이 가장 살기 좋은 알콜천국이 온다.

이렇게 다시 해가 뜨고 있다..

역시 활기찬 모습이다.

 

내가 다른 세상에 사는것 처럼 느껴진다.

옳은 것과 그른것 구분이 없다.

모든것에 이유가 있고..다 변명거리가 있다.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가는 것은 지나면 지날수록 기억 할 수 없다.

 

나는 얼마전 이런 소리를 들었다.

 

"게임방 아르바이트 주제에..."

 

인정하기 보다는 무시하기 쉽다.난 화가 나지 않았다

 

두고보기에는

 

이미 잊혀져가는 무엇인가가 너무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축구를 지는 것보다..

미국증시가 폭락하는 것보다..

산불보다..

비품 빼놓고 캠프가는것 보다..

 

 

더 무섭고 비참한 일이다.........................................................................................................................................................................................................................................................................................난 오늘도 그 밤을 보내고.............................있다......................................................................................................................................................................아침이.................... 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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