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따뜻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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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monicaf] 쪽지 캡슐

2001-01-06 ㅣ No.6019

"오늘은 추운데 가지마라" 같은 집에 사는 똘똘이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소녀는 오늘도 부지런히 집을 나선다.

눈이 온 뒤 땅은 눈 밑에 얼음을 숨기고 있어서 언덕길을 조심 조심 종종 걸음으로 걸음을 재촉 한다.

숨울 헐떡이며 성당에 도착하고 나니 저녁 삼종을 친다.

"휴! 겨우 왔다" 소녀는 안도의 숨을 쉬고 성당안으로 들어가서 감실을 향해 인사를 하곤 방석을 들고 어른들 사이를 비집고 앉았다.

성당안은 몹시 추웠다.

작은 석유 난로가 있었지만 그곳으로 가까이 가는사람들은 없었다.

소녀는 미사준비를 한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며 장사 하시는 엄마를 위해 기도한다.

손이 시려워 손을 비벼 보기도 하고 얼굴을 만져 보기도 했지만 추위는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신부님도 손 시려울 꺼야 그래도 기도손을 하시네"

마음속으로 걱정하면서 소녀는 미사를 마쳤다.

성당 창문으로 보이는 밖은 캄캄하다.

집에 두고온 동생들 때문에 소녀는 마음이 바빠 졌다.

성당은 마을의 제일 높은곳에 있기 때문에 집에 갈 때는 몇번씩 미끄러지곤 했다.

감실의 예수님께 걱정스런 눈으로 마음을 전하고 밖으로 나왔다.

머릿속에 남아 있던 성가를 흥얼 흥얼 노래하며 바삐가는 소녀에게 누군가

"집이 이쪽이니?" 말을 건넨다.

"어! 신부님! 네" 대답하곤 고개를 숙이며 볼이 붉어졌다. 그러자 신부님은

"오늘은 왜 혼자왔니? 추워서 동생들은 집에 있구나."

신부님 은 말을 하시면서 슬그머니 소녀의 손을 당신 코트 주머니에 넣고는 꼭 잡아 주었다.

"신부님 손은 따뜻하지? 이런 손이 얼었구나"

"네" 소녀는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하였다.

"왜 그런지 아니? 사랑이 많으면 손이 따뜻해 진단다."

신부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소녀의 손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당신의 큰손으로 소녀의 손을 감싸곤 했다.

어떻게 왔는지 벌서 집앞이였다.

"다 왔니?"

"네."

"얼른 들어가렴."

"안녕히 계세요."

소녀는 두고온 동생들 생각에 얼른 방문을 열고 안심을 했다.

동생들은 자고 있었다.

문득 손을 아랫목에 넣고 손을 비벼 보았다.

손이 따뜻해져 왔다.

소녀는 미소를 짓곤 혼자 손을 바라본다. "나도 사랑이 많구나."

하지만 이내 손은 차가워 진다. 몇번 되풀이 하다 실망한 소녀는 손을 데우는 일을 포기한다.

낯익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엄마다 ! 엄마!"

소녀의 엄마는 "아직 안 잫구나.그래 오늘도 성당갔다 왔니?"

"네"

"엄마 몫까지 네가 열심 이구나"

고단한 목소리의 엄마는 부엌으로 향하셨다.

소녀는 부엌으로 쫓아가 가만히 엄마손을 만져 보았다.

엄마손은 거칠지만 따뜻했다.

"왜. 가바기 손을 ....?"

"엄마도 사랑이 많아서 손이 따뜻하네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를 엄마에게 보냈나봐."

"얘가 무슨일이 있었니?"

엄마는 소녀의 이야기에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홀로 세아이를 키우며 고단했던 영혼이 위로를 받았다,

세월이 흘러 소녀는 엄마가 되었다.

몹시 추운 새벽 아이와 함께 새벽미사를 드리고 집에 오는길에 아이의손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엄마손 따뜻하지?"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왜 따뜻한지 아니?"

"사랑이 많으니까 그렇지. 하느님 사랑이 맣아서 그래 엄마"

아이의 대답에 엄마는 미소로 대답했다.

그리고 삼십년전 사랑이 많았던 신부님을 생각해 내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사랑이란 뭘까?

나눔, 베품, 함께 하는것......

사랑은 억지로 손을 따뜻하게 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소녀는 엄마가 되서야 알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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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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