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성서]다니엘3,2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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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helenamay] 쪽지 캡슐

2002-04-18 ㅣ No.9791

그런데 느부갓네살이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그는 벌떡 일어나 측근자에게 물었다. "꽁꽁 묶어서 화덕에 집어 넣은 것이 세 명 아니었더냐?" 그들이 대답했다. "임금님, 그렇습니다."

"그런데 네 사람이 아무 탈없이 화덕 속에서 거닐고 있으니, 어찌된 일이냐? 저 네째 사람의 모습은 신의 모습을 닮았구나" 하면서

느부갓네살은 활활 타는 화덕 어귀에 가서 이렇게 외쳤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야,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자들아 어서 나오너라."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화덕에서 나온 다음

지방장관들과 대신들, 총독들, 왕의 측근들이 모여 와 그들을 살펴 보니, 몸이 불에 데기는커녕 머리카락 하나 그슬리지 않았고 도포도 눋지 않았으며 불길이 닿은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신이야말로 찬양받으실 분이구나" 하며 느부갓네살은 외쳤다. "저들의 하느님께서, 어명을 어기면서까지 목숨 걸고 당신만을 믿고 저희의 신 아닌 다른 신 앞에서는 절하지도, 섬기지도 않는 이 신하들을 천사를 보내시어 구해 내셨구나.

이제 나는 영을 내린다. 인종이나 말이 다른 뭇 백성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신에게 욕된 말을 하지 못한다. 욕하는 자는 토막내어 죽이고 그의 집은 거름더미로 만들리라. 이처럼 자기를 믿는 자를 구해 줄 수 있는 신은 다시 없으리라."

그리고 왕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 바빌론 지방에서 더 높은 벼슬을 내렸다.

 

느부갓네살이 다시 꿈을 꾸다

"인종과 말이 다른 천하 만민은 이 느부갓네살왕의 말을 들어라. 너희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빈다.

나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표적을 너희에게 들려 주는 것이 더없이 기쁘다.

그가 보이신 표적은 놀라왔다.

그 베푸신 기적은 굉장하였다.

그는 영원히 왕위에 앉으시어

만대에 이르도록 다스릴 왕이시다.

4

나 느부갓네살은 궁궐에서 아무 걱정없이 영화롭게 지내다가,

하루는 잠자리에서 무서운 꿈을 꾸었다. 꿈에 본 것이 몹시 마음에 걸려,

나는 영을 내려 바빌론의 재사들을 다 불러 들여 내 꿈을 풀이하여 알리도록 하였다.

내 앞에 나온 마술사와 술객과 점성가들과 점장이들에게 나는 꿈 이야기를 들려 주었지만 해몽하여 주는 자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니엘이라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의 신의 이름을 따라 벨트사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꾼 꿈을 그에게 들려 주었다.

'마술사들의 수령 벨트사살, 너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니 어떤 비밀이든 풀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 내가 꾼 꿈을 들려 줄 터이니 해몽하여 보아라.

내가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나의 머리 속에 떠오른 광경은 이런 것이었다. 굉장히 큰 나무가 하나 세상 복판에 서 있는데

너무도 우람져서 키가 하늘까지 닿았고 땅 끝 어디에서나 바라보였다.

잎사귀들은 싱싱했고, 열매는 세상 사람이 다 먹고 살 만큼 많이 열려 있었다. 들짐승들이 그 그늘 밑으로 찾아 들었고, 공중의 새들이 그 나무 가지에 깃들었으며 온 세상 사람이 그 나무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살았다.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 것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독원 하나가 내려 오더니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이 나무를 찍어라. 가지는 잘라 내고

잎은 흩뜨리고 과일은 따 버려라.

짐승들로 하여금 그 밑을 떠나게 하고

새들로 하여금 가지를 떠나게 하여라.

그러나 등걸과 뿌리만은 뽑지 말아라.

쇠사슬, 놋쇠사슬로 묶어 풀밭에 버려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몸을 적시고,

짐승들과 어울려 풀이나 뜯게 버려 두어라.

사람의 정신을 잃고

짐승처럼 생각하면서 일곱 해를 지내야 하리라.

이것은 감독원들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포고이다.

거룩한 이들의 명령으로 내려진 판결이다.

인간 왕국을 다스리는 분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라는 것을

살아 있는 자들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을 좋게 보시고

그런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시어

나라를 다스리게 하신다.

이상이 나 느부갓네살왕이 꿈에 본 것이다. 벨트사살, 이것을 해몽하여라. 이 나라에는 내 꿈을 해몽할 재사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너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니 해몽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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