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24세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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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1-03-07 ㅣ No.4374

2001,.........

 

3,..........

 

사순제2주일,...........

 

목련,.........  ~~~ 내 사랑 목련화야,..............  

 

입학,...........

 

하늘은 맑고 쾌청한데 왜 이리 바람이 매섭게 부는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까 올해도 벌써 두달이 후다닥 지나가 버렸네.

 

3월이 가장 좋다.

나에게 있어 의미있는 달이라 그런지 몰라도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요즘엔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나뭇가지를 쳐다보곤 한다.

아직 멀었나보지.   

아직도,...........

아마 바깥이 너무 차거워서 모두들 꼭꼭 숨어버린것 같아.

나처럼.    

 

3년전 하교길에,............

어느 집 마당에 핀 꽃을 보고

어린아이 마냥 뛰어가서 꽃향기를 맡고,.......

그렇게 행복해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무척이나 보고싶었는데 몇주전에 이곳에 다녀갔다.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친구모습보니까 나도 덩달아 힘이 생기고 행복했다.

 

몇달전에 추위로 인해 보이라가 고장나서 무지무지 고생했는데,.......

저희 본당 수녀원도 그랬지.

 

가끔씩 연락만 하고 가보질 못해서 큰맘 먹고 얼마전에 찾아갔다.

겉은 좀 낡았지만 안은 참 따스하고 아늑한 집인데,.......

들어서자마자 연기가 자욱해서 웬일이지.

난방시설이 제대로 안되있어서 다른데는 수리중이었고

사랑방은 다행히도 온돌이라 나무로 불을 지피고 있었다.

 

모두들 감기가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오신 손님만이라도

따스하게 해주시려고 열심히 물을 길어 날르시던 예수님............

조금도 내색없이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고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스한 차와 과자를 주시며 이야기를 나누시던 예수님...........

 

괜히 죄송스러웠다.

슬리퍼를 신었는데도 바닥에 냉기가 온몸에 느껴졌다.

까딱하다가는 동태되서 수산시장에 팔릴것 같아.

 

뜨거운 물 안나온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철없고 안일한 생활에 젖어있던

난 가끔씩 그분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예수님의 모습,.........

 

작년에 경험했으니까 올해는 신경좀 써야지.

그러면 괜찮아질지도 몰라.

혹시나 했는데 역시 올해도,........

이 건 나를 참 고통스럽게 한다.

속도 상한데 이것까지 그러니까 더 기분이 꿀꿀하쟎아.

 

방 문 걸어 잠그고 이불 뒤집어 쓰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다가

그리고 어느새 소리없이 잠이 들었다.

한 숨 자고 나면 다 잊어버리겠지 하는 마음에서.

 

그리고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날도 따스해지고 좀더 기다리면

작년처럼 올해도 괜찮아질거야.

그리고 내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어질지도 몰라.

 

올 한해,.........

 

딱 한가지 바라는게 있는데,........

아마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들어주실 것 같아.

아니 들어주시기로 약속했으니까.

 

하루하루 난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때로는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모든것들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내 맘에 희망이라는 씨앗이 있거든.

아직 미숙하고 철없고 결점투성이긴 하지만.

 

,    너무 길어......

그럼,...............

 

 

푸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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