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하느님은 초보운전자??

인쇄

이동욱 [nuri007] 쪽지 캡슐

2000-12-09 ㅣ No.7708

이 글은 12월 10일(대림 제 2주일)  명동주보 빈들판에서 퍼온글 입니다.

이번 주에는 김연범(안토니오)  신부님께서 쓰셨네요!.

 

"하느님은 초보운전자(?)"  

 

  혹시 초보운전자가 모는 자동차를 타 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여차하면 시동을 꺼뜨리고, 뒤에서 다른 차가 경적을 울려대고, 쌍라이트를 비추고 정말    운전하는 사람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초보운전자는 자신의 차 뒷유리에 이렇게 써 붙였다고 합니다. "저 때문에 미치시겠죠? 저는 환장하겠습니다." 그런 초보운전자도 운전자지만 그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또 어떻습니까? 이차가 목적지까지 가기는 할 수 있는 건지, 핸들을 어색하게 돌려 옆차와 부딪힐 것 같고, 정말 괜히 탔다 라는 후회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긴장하여 마치 자기가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다리에 힘을 꽉 주고 혼자 브레이크를 다 밟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는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걷지도 못합니다. 그때의 두려움이란 타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를 것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혹시 시내버스나 고속버스, 전철을 타고 그런 초보운전의 경우의 두려움을 경험하신 적이 있습니까? 물론 난폭 운전을 하는 버스를 타면 그렇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이 차가 사고나 나지 않을까?" "과연 목적지까지 제대로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차를 타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버스를 탈 때는 앞에서 생각해 본 초보운전자의 차를 탈 때의 그런 두려움을 갖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전철을 탈 때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우리에게 내가 타는 이 버스나 전철이 사고 없이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길을 수도 없이 다닌 그 버스운전기사를 믿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초보운전자 보다는 버스나 전철의 운전자를 한 층 더 믿고 있기에 그런 두려움을 갖지 않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데 너무나 많은 걱정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그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가 있습니까? 그 방법은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이 지금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 천지창조이래 처음인 그런 초보운전자가 아니라 수 천년 전 인류부터 지금까지 이 세상을 이끌고 계시는 베테랑 운전자이시라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한 분이 우리를 이끄시는데 우리는 무엇을 또 왜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제 생각에는 인간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하는 생각 말입니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했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하는 걱정과 두려움 이런 것들은 분명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의 부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는지요.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는 달리는 자동차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리 시끄러운 시장 좌판에서도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는 평안히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이 아기처럼 믿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많은 어려운 순간에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많은 두려움이 남아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진지하게 질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시는 그 하느님을 나는 정말 믿고 있는가?"하고 말입니다.

 

적어도 하느님을 초보운전자로 만들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4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