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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하5장~8장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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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zenobiak] 쪽지 캡슐

2002-12-26 ㅣ No.262

5장

<나아만이 문둥병을 고침받다.>

시리아 왕의 군사령관으로 나아만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왕이 매우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야훼께서 나아만을 들어 쓰시어 시리아에 큰 승리를 안겨 주셨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문둥병환자였다.

시리아군이 이스라엘을 쳐들어 갔다가, 한번은 거기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아 왔는데, 나아만 장군은 그 소녀를 아내의 하녀로 삼았다.

그 어린 하녀가 자기의 주인에게 일렀다. "주인 어른께서 사마리아에 계시는 예언자를 만나시기만 해도 좋겠습니다. 그가 문둥병쯤은 쉽게 고쳐 주실텐데요."

이 말을 듣고 나아만은 입궐하여 왕에게, 이스라엘에서 온 소녀가 이러이러한 말을 하더라고 아뢰었다.

이 말을 들은 시리아 왕이 말하였다.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친서를 써 줄터이니 장군은 가 보십시오." 이리하여 나아만은 은 십 달란트, 금 육천 세겔, 옷 열 벌을 가지고 가서

왕의 친서를 이스라엘 왕에게 전하였다. 그 친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본인은 이제 이 편지를 들려 본인의 신하 나아만을 귀하에게 보냅니다. 부디 그의 문둥병을 고쳐 주십시오."

이스라엘 왕은 이 서신을 읽고 옷을 찢으면서 말하였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신이란 말인가? 그가 사람을 보내어 나에게 문둥병을 고쳐 달라고 하니, 이것은 그가 나에게 싸움을 걸려고 트집을 잡으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대들은 이 점을 분명히 살피시오."

이스라엘 왕이 옷"을 찢었다는 소리를 듣고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를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그에게 알려 주겠습니다."

그리하여 나아만은 마차를 몰고 엘리사의 집에 이르러 대문 앞에 멈추었다.

엘리사는 사람을 내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요르단강에 가서 그 강물에 일곱 번 몸을 씻으시오. 그리하면 새살이 나서 깨끗하게 될 것이오."

나아만은 화가 치밀어 발길을 돌리면서 말하였다. " 내 생각에는 적어도 그가 나에게 나와서 자기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부분을 손으로 만져 이 문둥병을 고쳐 주려니 했다. 이럴 수가 있는냐?"

다마스커스에는 이스라엘의 어떤 강물보다 더 좋은 아바나 강과 발바르강이 있다. 여기에서 여기에서 된다면 거기에 가서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겠느냐?"

나아만은 크게 노하여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그의 부하들이 그를 막아서며 말하였다. "만일 이 예언자가 더 어려운 일을 장군께 시키셨더라면 장군께서는 그 일을 분명히 하셨을 것입니다. 그는 장군께 몸이’

나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는데 그것쯤 못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대로 요르단강으로 내려 가서 일곱 번 강물에 들어 가 몸을 씻었다. 그러자 새살이 돋아 그의 몸은 마치 어린 아이 몸처럼 깨끗해졌다.

나아만은 수행원을 모두 거느리고 하느님의 사람에게로 돌아와 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이스라엘밖에는 온 세상에 신이 없습니다. 소인이 감사하여 드리는 이 선물을 부디 받아주십시오"

엘리사가 "내가 모시는 야훼께서 살아 계십니다.결코 이것을 받을 수 없습니다."하고 거절했지만 나아만은 받아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도 거절하자,

나아만은 이렇게 말하였다. "진정 받지 못하시겠으면, 이 한 가지 청만은 들어 주십시오. 이제부터 저는 야훼 외에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나 희생제사를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나귀 두 마리에 실을 만큼 흙을 주십시오.

그러나 한 가지 야훼께 용서를 빌 일이 있습니다. 저는 왕께서 림몬 신전에 예배하러 가실 때에 부축해 드려야 하고 왕께서 림몬 신전에 예배할 때 같이 엎드려야 합니다. 이것만은 야훼께서 용서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엘리사가 대답하였다. "걱정말고 가시오." 이 말을 듣고 나아만은 길을 조금 갔는데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의 시종 게하지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승께서 이 시리아 사람 나아만이 바치는 것을 거절하시고 그냥 돌려 보내시니 뒤쫓아 가서 무엇이든 좀 받아 오고 말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게하지는 나아만을 쫓아갔다. 나아만은 게하지가 뒤쫓아 오는 것을 보고 마차에서 내려 그를 만나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게하지가 말하였다. "별일 없습니다. 지금 막 에브라임 산악지방에서 예언자 수련생 두 사람이 왔습니다. 그들에게 줄 은 한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보내 달라고 스승께서 저를 보내셨습니다.

나아만은 "드리다 뿐이겠는가? 한 달란트를 더 드리겠다." 하며 은 두 달란트를 억지로 두 자루에 넣고 옷 두 벌을 꺼내서 부하 두 사람에게 들려 게하지 앞에 세워 보냈다.

게하지가 집 앞에 있는 언덕에 돌아와서 짐을 받아 집 안에 넣고 그 사람들을 돌려 보낸 후

들어가서 스승 앞에 서자, 엘리사가 물었다. "게하지야, 어디를 갔다 왔느냐? "소인은 아무 데도 갔다 오지 않았습니다."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그러나 엘리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누군가 마차에서 내려 너를 만나기 위하여 돌아설 때 내 마음이 거기에 가 있지 않은 줄 아느냐? 그래, 너는 돈을 받았다. 네가 그 돈으로 정원을 사서 올리브나무, 포도나무를 심고 양과 소를 사고 하인과 하녀를 거느릴 수야 있겠지만,

너와 네 자손은 나아만에게서 옮은 문둥병을 영원히 앓으리라." 게하지는 문둥병으로 피부가 눈처럼 하얗게 되어 엘리사를 떠났다.

 

6장

<잃어버린 도끼를 찾다>

예언자 수련생들이 엘리사에게 와서 말하였다. "보십시오, 선생님을 모시고 사는 이 곳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 모두 요르단으로 가서 들보 감을 하나씩 베어다가 살 집을 증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엘리사가 가보라고 하자 한 사람이 청하였다.

"선생님도 같이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엘리사가 "같이 가지." 하고 그들과 함께 떠났다.

요르단 지방에 이르러 그들은 나무를 자르기 시작하였다.

한 사람이 들보감을 찍다가 도끼를 물에 떨어뜨렸다. "아이구, 선생님 이걸 어쩌지요? 빌어 온 도끼인데."하고 그가 소리치자,

하느님의 사람이 도끼가 떨어진 자리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가 자리를 알려 주자, 엘리사는 나뭇가지를 꺾어 그 곳에 집어 넣었다. 그러자 도끼가 떠 올랐다.

엘리사가"도끼를 집어 올려라."하자 그가 손을 뻗어 도끼를 집어 올렸다.

시리아 왕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참모들과 의논하고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기습해 들어 가라고 작전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의 사람이 이스라엘왕에게 전갈을 보내었다. "삼가 이러이러한 지역은 지나가지 마십시오. 시리아군이 그리로 기습해 올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이스라엘 왕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지역으 특별히 경계하라고 지시를 내릴 뿐 아니라 자신도 그곳을 경계하였다. 이러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자 시리아 왕은 안절부절 못하고 참모들을 소집하여엄하게 추궁하였다.

"우리들 가운데 이스라엘 왕과 내통하는 자가 있다. 그가 누구인지 고하여라."

그러자 "임금님, 그럴 리가 없습니다."하며 한 참모가 말하였다. "이스라엘에는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있어,  임금님께서 침실에서 은밀히 하신 말씀까지도 다 알고 낱낱이 이스라엘 왕에게 고해 바치고 있습니다."

시리아 왕은 "가서 그가 어디 있는 지 알아 오너라. 내가 군사를 보내어 그를 사로잡으리라."하고 명령하였다. 이내 엘리사가 도단에 있다는 보고가 들어 왔다.

그는 기마부대와 병거부대와 강한 부대를 보내었다. 그 군대는 밤중에 그곳에 도착하여 성을 포위하였다.

하느님의 사람의시종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대군이 군마와 병거로 성을 포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시종이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엘리사는 "두려워 말아라.우리 편이 저편보다 많다."하면서 이렇게 기도하였다.

"야훼여, 이 시종의 눈을 열어 보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야훼께서 그 시종의 눈을 열어주셨다. 그리하여 그는 불말을 탄 기마부대와 불병거부대가 엘리사를 둘러싸고 온 산에 덮여 있는 것을 보았다.

시리아 군대가 엘리사에게 쳐내려오자 엘리사는 야훼께" 저 오랑캐들의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하고 기도하였다. 그러자 야훼께서 엘리사가 기도한 대로 그들의 눈을 멀게 하셨다.   이에 엘리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길을 잘못 들었소. 여기는 당신들이 치려던 성이 아니오. 나를 따라 오시오. 당신들이 찾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인도해 드리리다." 이렇거ㅔ 해서 그는 그들을 사마리아로 유인하였다.

그들이 사마리아로 들어가자 엘리사는 "야훼여, 이들은 눈을 열어 다시 보게 해 주십시오."하고 기도하였다. 야훼께서 그들의 눈을 열어 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기네가 사마리아 성 안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이 그들을 보고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국사님, 저들을 쳐 죽일까요?"

엘리사가 대답하였다. "쳐 죽여서는 안됩니다. 전장에서 사로잡은 포로도 아닌데 죽여서야 되겠습니까? 차라리 음식과 물을 주어서 먹고 마시게 한 다음 자기들 상전에게 돌려 보내십시오."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은 큰 잔치를 베풀어 잘 먹고 마시게 한 다음 그들을 상전에게로 돌려보냈다. 이리하여 시리아 강도떼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되었다.

<포위된 사마리아에 기근이 들다>

그러나 후에 시리아 왕 벤하닷이 전군을 이끌고 사마리아로 와서 포위하였다.

그들이 포위망을 조금도 늦추지 않자 사마리아성 사람들은 마침내 모두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나귀머리 하나가 은 팔십 게겔로 거래되고 비둘기 똥 사분의 일 캅이 은 다섯 세겔로 거래되었다.

어느 날 이스라엘 왕이 성벽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한 여인이 울부짖었다.

"임금님이여, 이 계집을 도와 주십시오."

왕이 대답하였다."야훼께서 돕지 않으시는데, 내가 무슨 수로 너를 돕는단 말이냐? 타작 마당일을 돕겠느냐? 포도주 술틀을 밟아주겠느냐?"

그러면서 왕은 그 여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이 여자가 말하기를, 오늘은 당신 아기를 잡아서 같이 먹고, 내일은 우리 아기를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아기를 잡아서 끓여 먹었습니다. 이튿날 이제 당신 아기를 잡아 먹읍시다고 했더니 자기 아기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왕은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혀 자기 옷을 찢었다. 왕이 성벽위를 지나갈 때 백성들은 그가 속에 베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에서 왕은 내뱉듯이 말하였다." 오늘 중으로 사밧의 아들 엘리사의 목이 떨어지지 않으면, 내가 천벌 아니라 그 이상의 것도 받으리라."

그 때 엘리사는 장로들과 함께 집에 앉아 있었다. 왕이 사람을 보냈는데 그 전령이 오기 전에 엘리사가 장로들에게 말하였다. "이제 살인자의 아들이 내 목을 베라고 사람을 보냈습니다. 전령이 올 터이니, 미리 문을 잠그고 들어 오지 못하게 단단히 막아야 합니다. 그를 보내 놓고 뒤따라 오는 상전의 발소리가 저렇게 들리지 않습니까?"

엘리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왕이 들이닥치며 말하였다. "보아라. 이 재앙을 야훼가 내렸다. 그런데 이제 내가 야훼에게 무엇을 더 기다려야 한단 말이냐?"

 

7장

"야훼의 말씀을 들으시오."

하며 엘리사는 말씀을 전하였다. "야훼께서 말씀하십니다. 내일 이맘때쯤 되면 사마리아 성에서 밀가루 한 말을 한 세겔, 보리 두 말을 한 세겔로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왕을 부축하고 있던 시종무관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말하였다. "야훼께서 하늘의 창고문을 여신다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엘리사가 대답하였다."너는 내 눈으로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할 것이다."

<진지를 두고 도망간 시리아군, 사마리아성의 기근 해결>

 그 때 성문 밖에 있던 문둥병 환자 넷이 서로 의논하였다. "어찌하여 여기에서 죽기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냐? 성 안에 들어 가 보아도 먹을 것이 없으니 살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여기 그대로 있어도 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니 시리아군이 주둔하고 있는 진지에 가서 항복이나 하자. 살려 주면 다행이고 죽이면 어차피 죽을 몸, 죽는 거다.

그리고는 황혼에 떠나 시라아군 진영에 다다라 보니,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주께서 시리아군에게 대군이 쳐들어 오는 소리를, 병거대가 밀려 오고 기마대가 달려 오는 소리를 들려 주셨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서로 "큰일났다. 이스라엘 왕이 헷의 왕들과 에집트 왕들에게 돈을 주고 군대를 사다가 우리를 치는구나!"하며

황혼녘에 군마와 나귀를 막사째 그냥 버려두고 진지를 떠나 목숨을 구하여 도망쳤다.

문둥병 환자들은 적 진지에 다다라 한 천막에 들어 가서 먹고 마시고 은과 금, 의복을 챙겨들고 나와 감추어 두고는 또 다른 천막 안에 들어 가서 챙겨 들고 나와 숨겨 두었다.

그렇게 한 후 서로 의논하였다. "이래서야 되겠느냐? 우리가 이 좋은 소식을 전하지 않고 그냥 내일 아침까지 있다가는 죄를 받으리라. 당장 왕궁에 가서 이 소식을 전하자."

그리하여 그들은 성으로 가서 문지기들에게 큰소리로 알렸다. "우리가 시리아군 진지에 갔더니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다만 군마와 나귀가 메여 있을 뿐, 막사들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성문지기들이 이 소식을 전하자 왕궁 안에까지 전해졌다.

왕은 밤중에 일어나 신하들과 의논하였다. "나는 시리아군이, 우리가 굶어 죽게 된 것을 알고 이런 계략을 썼다고 생각한다. 적군은 진지를 떠나 들판에 잠복하여 있다가 우리가 나가면 생포하고는 이 성으로 쳐들어 오려는 것이다."

한 신하가 아뢰었다. "이 성 안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 군마는 다 모아도 다섯 마리뿐입니다. 그냥 두어도 어차피 죽을 텐데, 이 말에 사람을 태워 정찰을 내보내는 것이 좋을까 합니다."

그의 말대로 왕은 병거 두 대에 말을 메워 보내며 시리아군의 뒤를 쫓아 가 정찰하라고 하였다.

그들이 시리아군의 뒤를 쫓아 요르단강까지 가면서 보니, 길가에 시리아군이 황급히 도망치며 버리고 간 의복이며 군비가 널려 있는 것이었다. 정찰대는 돌아와 왕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였다.

그러자 백성들은 성을 나가 시리아군 진지를 털었다. 그리하여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 밀가루 한 말이 한 세겔, 보리 두 말이 한 세겔에 팔리게 되었다.

왕은 시종무관을 성문의 경비대장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그는 성문에서 사람들에게 밟혀 죽었다. 왕이 찾아 왔을 때 하느님의 사람이 미리 말했던 그래도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 때 하느님의 사람은 왕에게 이렇게 말하였었다. "내일 이맘때쯤 되면 사마리아성 문에서 밀가루 한 말을 한 세겔, 보리 두 말을 한 세겔로 살 수 있을 것이오."

그 때 그 무관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야훼께서 하늘의 창고문을 여신다해도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그러자 하느님의 사람이 "너는 네 눈으로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했던 것이다. 그 말 그대로 되어 그는 성문에서 밟혀 죽었다.

 

8장

<수넴 여인 이야기의 마무리>

엘리사가 이전에 죽은 아이를 살린 일이 있었는데, 그 아이의 어머니에게 "당신의 집안을 이끌고 즉시 떠나, 당신이 몸붙여 살 만한 데를 찾아가시오. 야훼께서 칠 년 기근이 이 땅에 내리리라고 선포하셨는데. 그 기근이 이미 닥쳤소." 하고 일러 주었다.

그 여인은 하느님의 사람이 시키는 대로 곧 집안을 이끌고 떠나 불레셋 지방으로 가서 거기게서 칠 년 동안 살았다.

칠 년이 다 지나자 그 여인은 불레셋 땅에서 돌아와 왕을 뵙고 자기의 집과 땅을 돌려 달라고 청을 올렸다.

그 때 왕은 하느님 사람의 시종인 게하지를 불러, 엘리사가 이룬 모든 놀라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마침 게하지는 엘리사가 죽은 아이를 다시 살린 이야기를 왕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엘리사가 아들을 살려 준 그 여인이 왕에게 자기의 집과 땅을 돌려 달라고 청을 올렸던 것이다. "임금님, 이 아이가 바로 엘리사 선생께서 살려 준 그 아이입니다. 그리고 이 여자가 바로 그 어머니입니다." 하고 게하지가 아뢰었다.

왕은 그것이 사실이냐고 여인에게 물었다.

여인이 모두 이야기 하자 왕은 여인의 일을 한 내시에게 맡기며 어명을 내렸다. "이 여인의 재산을 돌려 주고, 이 고장을 떠나던 날부터 지금까지 그의 땅에서 난 소출을 모두 돌려 주어라."

<다마스커스의 엘리사와 하자엘>

엘리사는 다마스커스로 갔다. 마침 시리아 왕 벤하닷이 앓고 있었다. 하느님의 사람이 왔다는 말을 듣고 왕은 하자엘에게 명을 내렸다. "예물을 가지고 하느님의 사람을 찾아 가서, 내 병이 낫겠는지 야훼께 문의해 달라고 부탁을 드려라."

하자엘은 다마스커스에 있는 온갖 귀중한 물건을 낙타 사십 마리에 가득 싣고  예언자 앞에 나가서 말하였다.

"선생님을 아버지처럼 받드는 시리아 왕 벤하닷이 앓고 계신데, 그 병이 낫겠는지 여쭈어 보라고 저를 보내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엘리사가 대답하였다.

"돌아가서, 그 병으로는 결코 죽지 않으리라고 아뢰시오. 그러나 그는 반드시 죽으리라고 야훼께서 나에게 알려 주셨소."

그리고 나서 하느님의 사람은 하자엘이 어리둥절해 할 정도로 얼굴을 굳히며 탄식하다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선생님,어찌하여 우십니까?" 하고 하자엘이 묻자 엘리사가 대답하였다. "나는 그대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장차 어떤 악한 일을 할지 그것을 알고 이렇게 우는 것이오. 그대는 이스라엘 요새에 불을 지르고 젊은이들은 칼로 쳐 죽이고 어린 아이들은 메어쳐 죽일 것이며 임신한 여인의 배를 가를 것이오."

하자엘이 "소인은 개보다도 나을 것이 없는 몸입니다. 그런데 어찌 그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른다고 하십니까?"하고 말하자 엘리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야훼께서 보여 주신 환상 가운데서, 그대가 시리아의 왕임을 보았소."

엘리사를 떠나 하자엘이 왕에게 돌아가자, 왕은 하자엘에게 엘리사가 무슨 말을 하더냐고 물었다. 하자엘이 대답하였다. "엘리사는 임금님께서 반드시 회복되실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튿날 하자엘은 담요를 물에 적셔 왕의 얼굴에 덮씌워 죽이고는 그 자리에 올라 앉아 왕이 되었다.

<여호람의 유다 통치>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이 유다 왕위에 오른 것은 이스라엘 왕 아합의 아들 요람 제오 년이었다. 여호람은 삼십 이 세에 왕위에 올라 예루살렘에서 팔 년 동안 다스렸다.

그는 아합의 사위가 되다보니, 아합 왕조가 하던 대로 이스라엘 왕들의 전철을 밟아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당신의 종 다윗을 보시어 유다를 멸망시키고 싶지 않으셨다. 일찍이 다윗과 그 자손들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씨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그가 다스리고 있는 동안에 에돔은 유다에 반기를 들고 저희의 왕을 세웠다.

그러자 여호람은 병거대를 출동시켜 사일로 건너 갔다. 왕과 병거 대장들은 밤에 출동하였다가 도리어 에돔군에게 포위되어 참패를 당하였다. 그래서 그의 군대는 도망쳐 각각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이리하여 에돔은 유다의 지배에서 벗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리브나가 반란을 일으킨 것도 그 때였다. 여호람의 나머지 역사는 유다왕조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여호람은 숨을 거두고 조상들에게로 돌아가 다윗성에 안장되었다. 그의 아들 아하지야가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아하지야의 유다 통치>

여호람의 아들 아하지야가 유다왕이 된 것은 이스라엘 왕 아합의 아들 요람 제십 이년의 일이었다.

아하지야는 이십 이세에 왕위에 올라 예루살렘에서 일 년 동안 다스렸다. 그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왕 오므리의 손녀 아달리아였다.

그는 아합 가문과 혼인하다보니, 아합 가문의 전철을 그대로 밟다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는 아합의 아들 요람과 함께 시리아 왕 하자엘을 맞아 싸우려고 라못길르앗으로 갔다. 그런데 시리아군이 요람에게 부상을 입혔다. 요람왕은 라못에서 시리아 왕 하자엘과 싸우다가 입은 상처를 치료하려고 이즈르엘로 돌아왔다. 유다 왕 여호람의 아들 요람을 문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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