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겨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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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1-21 ㅣ No.57

 

바쁜 월요일 아침에, 문득 밖을 보니 눈이 내립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종종걸음을 하고,

도로의 차들도 점점 뜸해지는것 같습니다.

일은 해야 하는데, 일손이 잡히지 않습니다.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 몇 일전 산행이 떠오릅니다.

 

대관령위의 선자령에 갔을때 느낌입니다.

발목까지, 때로는 무릎까지 빠지는 산길을 한참 올라가며.

주위에 보이는 설화는,

어릴적 어머니가 내놓은 백설기 같기도 하고,

파란 하늘아래 펼쳐진 설화속을 걷는 저는,

바다속 산호초 군락속을 유영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자령에 올라, 경포대 앞에 펼쳐진 겨울 바다를 보니,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없는듯 합니다.

온통 검푸른 바다위에 희미한 하늘이 아련히 보입니다.

 

매서운 동해의 겨울 바다 바람이,

귓전을 울리는 굉음속에서,

따르자 마자 식어서 차가워 지는 커피를 마시며

멀리 바라보는 겨울 바다는,

신만이 연출할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신의 작품은 이토록 아름답고,

장엄하기 까지 한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신이 우리에게 주신것은,

그토록 아름다운 세상인데도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할때가 많은것 같습니다.

눈 덮인 산에 올라, 겨울 바다를 보며,

무한하고 장엄하신 신의 존재함을 새삼 느낍니다.

또한, 신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자비하심을 느끼면서,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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