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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리치가 이해한 음양(陰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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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ㅣ No.1775

 

 

다음은 중국에 선교사로 파견된 예수회 소속의 마태오 리치 신부님(1552-1610년)"천주실의", 상권 에서 발취한 것입니다: 

 

출처: http://ctext.org/wiki.pl?if=en&chapter=407467#p74  

(발췌 시작)

西士曰:天主生物,乃始化生物類之諸宗;既有諸宗,諸宗自生。今以物生物,如以人生人,其用人用天,則生人者豈非天主?譬如鋸鑿雖能成器,皆由匠者使之,誰曰成器乃鋸鑿,非匠人乎?

 

서양 선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천주께서 만물을 낳으시고(生), 그래서 만물 종류의 여러 우두머리(諸宗)들을 화생(化生)하기 시작하셨으며, 그리하여 이미 모든 우두머리들이 있고, 모든 우두머리들은 스스로 낳습니다(自生). 그런데 물건(物)로써 물건(物)을 낳음이, 마치 인간으로써 인간을 낳고, 그 인간을 사용함이 하늘을 사용하듯이인즉, 인간을 낳는 자가 어찌 천주가 아니겠는지요? 유비하자면(譬) 톱이 뚫어서 능히 그릇을 완성하더라도 모두가 장인이 그 톱을 사용함으로 말미암음 같은 것이니, 누구가 말하기를, 그릇을 완성하고 또 톱이 뚫는 것은 장인이 아니던가요? 합니다.

 

吾先釋物之所以然,則其理自明。試論物之所以然有四焉。四者維何?有作者,有模者,有質者,有為者。夫作者,造其物而施之為物也;模者,狀其物置之於本倫,別之於他類也;質者,物之本來體質所以受模者也;為者,定物之所向所用也。

 

제가 먼저 물건의 그렇게 된 까닭을 설명하면, 그 이치/원리가 스스로 명료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잠시 논하는데 물건의 그렇게 된 까닭에 네 가지가 있는데 왜 그러할까요, 네 가지들은 무엇을 말할까요? (i) 작자(作者), 즉, 동력인[動力因, 어떤 결과를 산출하는 원인, an efficient cause, 동인(動因, an agent]이 있고, (ii) 모자(模者), 즉, 형상인(形相因형상적 원인, the formal cause)이 았으며, (iii) 질자(質者), 즉, 질료인(質料因, 질료적 원인, the material cause)이 있고, 그리고 (vi) 위자(為者), 즉, 목적인(目的因, 최종 원인, the final cause)이 있습니다. 대체로 보아서 [정의(definition)에 의하여], 작자(作者), 즉, 동력인[動力因, 어떤 결과를 산출하는 원인, an efficient cause, 동인(動因, an agent)]은 그 물건을 만들어 베풀어서 물건이 되도록 하는 자/원인(cause)을 말하고, 그리고 모자(模者), 즉, 형상인(形相因형상적 원인, the formal causes)은 그 물건을 근본 순서(本倫)에 두어 나타내어 다른 종류와 구별하도록 하는 자/원인(cause)을 말하며, 그리고 질자(質者), 즉, 질료인(質料因, 질료적 원인, the material cause)은 물건의 본래 몸의 바탕인 바로써 형상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자/원인(cause)을 말하고, 그리고 위자(為者), 즉, 목적인(目的因, 최종 원인, the final cause)은 물건의 향하는 바와 사용되는 바를 정하는 자/원인(cause)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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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 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성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기원전 384-322년)인과 철학에 있어 연기(緣起, causality)를 말하는, 이들 네 개의 "causes(因, hetu, 원인)들에 대한 약간의 설명은 다음의 주소에 있는 글[제목: 연기(緣起)와 因緣(인연)의 정의(definitions)들 외, 작성일자: 2013년 4월 12일]에 있으니 꼭 읽도록 하라:

http://ch.catholic.or.kr/pundang/4/soh/1363.htm <----- 필독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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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於工事俱可觀焉。譬如車然:輿人為作者,軌轍為模者,樹木料為質者,所以乘於人為為者。於生物亦可觀焉。譬如火然:有生火之原火為作者,熱、乾、氣為模者,薪柴為質者,所以燒煮物為為者。

 

이것은 장인이 일함에 있어 가히 살펴봄을 구비함과 같으며, 유비(譬)하자면 다음과 같이 수레가 그러함 같음 입니다: 수레를 만드는 사람(輿人)은 작자(作者, 즉, 작인, 동력인)가 되고, 궤설(軌轍, 즉 수레가 지나간 바퀴 자국)은 모자(模者, 즉, 형상인)이 되며, 수목재(樹木料)는 질자(質者, 즉, 질료인)이 되고, 인간에 있어 올라탐의 까닭(所以)이 곧 위자(為者, 즉, 목적인)가 됨이니, 생물(살아있는 피조물)에 있어 또한 가히 볼 수 있음 입니다.   

 

天下無有一物不具此四者。四之中,其模者、質者此二者在物之內,為物之本分,或謂陰陽是也;作者、為者此二者在物之外,超於物之先者也,不能為物之本分。

 

천하는 바로 이 4자들을 구비하지 아니한 사물을 하나도 가지지 아니 합니다. 이들 넷 중에서, 그 모자(模者, 즉, 형상인)와 질자(質者, 즉, 질료인) 이들 둘은 사물의 안에 존재하여, 사물의 본분(本分, 즉, 본질(essence))이 되는데, 혹시 음양(陰陽)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 바로 이들이고(*), 그리고 작자(作者, 즉, 작인)와 위자(為者, 즉, 목적인) 이들 둘은 사물의 바깥에 존재하여, 사물의 이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사물의 본분(本分, essence)이 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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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 주:

(1) 바로 이 문장으로부터 우리는, "천주실의"의 저자인 마태오 리치 신부님께서 주역(周易)/역경(易經)에서 말하는 "양(陽)"이란 고대 그리스의 인과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기원전 384-322년)의 철학에 있어 "형상인(formal cause)"에 대응하고 그리고 "음(陰)"이란 "질료인(material cause)"에 대응한다고 해석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사족입니다만, 많이 부족한 죄인인 필자의 벗이 서울 명륜동 소재 한문 서당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여유당전서"에 수록된 "주역사전"을 학습하였던 시기가, 서울 홍릉 소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 공학과(7회) 일반석사 졸업 직후부터 미국 유학 출발 직전 시기였던, 1981-1984년이었는데, 그 벗이 이제 만 33년도 더 지난 2017년 봄 오늘에 와서 그 좋았던 청춘 시절을 회상할 때에, 마태오 리치 신부님의 "음양(陰陽)"에 대한 바로 이러한 해석을 좀 더 일찍 학습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던 것이 참으로 아쉽다고 아니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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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按天主為物之所以然,但云作者,為者,不云模者,質者。蓋天主渾全無二,胡能為物之分乎?至論作與為之所以然,又有近、遠、公、私之別。公遠者大也,近私者其小也。天主為物之所以然,至公至大;而其餘之所以然,近私且小。私且小者必統於大者、公者。夫雙親為子之所以然,稱為父母,近也,私也。使無天地覆載之,安得產其子乎?使無天主掌握天地,天地安能生育萬物乎?則天主固無上、至大之所以然也。故吾古儒以為所以然之初所以然。 

 

제가 생각할 때에, 천주께서 사물의 원인(소이연, cause)이 되심은 오로지 작자(作者, 즉, 작인)와 위자(為者, 즉, 목적인)가 되심을 말하는 것이지, 모자(模者, 즉, 형상인)와 질자(質者, 즉, 질료인)가 되심을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대개 천주께서는 완정/완전하시어(渾全) 둘이 아니신데, 어찌 능히 사물의 나누어 주심(分)이 되지 않을까요? 작(作) 및 위(為)의 원인들을 지극히 논의하면, 또한 근(近, proximate), 원(遠, remote), 공(公, general/genus), 사(私, particular/species)의 구별들이 있게 되는데, 공원(公遠)은 대/큼(大)를 말하고 근사(近私)는 그 소/작음(小)을 말합니다. 천주께서는, 지극히 공(公)이고 지극히 대(大)인, 사물들의 원인이 되시며, 따라서 그 나머지 원인들은 근(近)과 사(私)이고 또한 소(小)입니다. 사(私) 또한 소(私且小者)는, 반드시, 공(公者)인 대(大者)의 소관(所管) 안에 있습니다(統於, pertains to). 무릇 양친이 아들의 원인이 됨을 일컬어, 근(近)이고 사(私)인, 부모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천지에 [그들이] 반복하여 실리지(覆載) 않는다면, 어찌하여 그 아들의 산출을 얻을 수 있겠는지요? 만약에 천주께서 천지를 장악하고 계시지 않는다면, 천하가 어찌하여 만물을 낳아 기를 수 있겠는지요? 즉, 천주께서는 확고히 상/위(上)가 없으시어, 지극히 대/큼(大)의 원인이십니다. 그러므로 제가 옛 유교(古儒, 즉, 원시 유교)으로써 원인의 초/원시(初, primordial) 원인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상, 발췌 및 우리말 번역 끝) 

 

"질료인(material cause)", "형상인(formal cause)"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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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 소순태 마태오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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