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구원]쉬어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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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jsy2030] 쪽지 캡슐

1999-10-12 ㅣ No.1477

** 풀잎의 기도

 

아무런 불만도 시기심도 없습니다

그저 정해진 대로 살아갈뿐

운명을 달게 받을 뿐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도시의 모퉁이에

그냥 무작정 섰습니다

 

봄이면 새잎의 소생을 기뻐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합니다

 

여름이면 온갖 매연과 공해로 찌든

나를 씻어줄 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합니다

 

둥지아래 모여서

재가 되고 연기가 되고...

비록 모습은 변할지라도

나의 잎들은 승천을 합니다

 

그저 무엇이든

기뻐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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