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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6 아름다운 쉼터(사과나무를 돕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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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12-16 ㅣ No.572

사과나무를 돕는 것(‘좋은 글’ 중에서)

세계 최초로 썩지 않는 사과를 개발한, 일본 아모리 현 이와키마치의 기무라 아키노리 씨.

그는 일본 생명농법의 책을 읽고 감명 받아 1978년부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법을 시도하게 되었다. 종전까지는 그도 ‘해충을 없애려면 농약을 뿌릴 수 있는 만큼 다 뿌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농약은 물론 비료까지 쓰지 않으면서 곧 혹독한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나방과 자벌레 등의 병충해가 밤낮으로 들끓고, 사과나무가 누렇게 말라 죽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농사를 망치면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다시 용기를 냈다. 대자연의 생명력을 굳게 믿기로 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온종일 사과나무에 붙은 벌레를 손으로 잡고, 식용 기름으로 나무껍질을 닦거나 분무기에 식초를 넣어 뿌렸다.

사과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게 고개를 숙이며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꽃을 안 피워도, 열매를 안 맺어도 좋으니 제발 말라 죽지만 말아 달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흙이 본래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잡초들은 일부러 내버려 두었다.

마침내 9년의 시행착오 끝에 가지가 휠 정도로 사과가 열렸다. 기무라 씨의 이 ‘야생 사과’는 우선 맛이 놀라울 정도로 일품이라고 한다. 게다가 사과를 두 조각으로 가른 채 냉장고에 넣지 않고 방치해도 몇 년이 지나도록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썩지도 않는다고 한다.

강한 태풍으로 이 지역 사과의 90% 이상이 떨어져 농가에 치명적 타격을 줬던 1991년 가을에도 기무라 씨의 사과만 대부분 그대로 나무에 달려 있었다고 한다.

이 기적의 사과를 만들어낸 기무라 씨는 말한다.

“이 일은 내가 한 게 아니라 사과나무가 힘을 낸 것입니다. 이건 겸손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나무를 돕는 것 정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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