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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7 아름다운 쉼터(힘들기 때문에(최민석,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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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12-27 ㅣ No.581

힘들기 때문에(최민석,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중에서)

한 젊은 여성 후원자가 전화했다. 지난달 통장 계좌에서 후원금이 이체 안 된 것 같다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내게 미안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녀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일단은 내게 미안하다고 했지만, 사실 그 마음은 자신이 돕는 아동과 마을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통장에 잔액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낼 수 있으니, 지로 용지를 보내 달라고 했다.

이 젊은 후원자의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 나는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이번 달에 지난달 금액까지 자동 이체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후원자는 그런 것이 있느냐며 깡충깡충 뛰듯이 좋아했다.

후원 금액 조정을 위해 정보 시스템에 입력하려는데, 그녀의 나이와 주소가 보였다.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그녀는 스물다섯이었다. 그리고 주소지는 노량진의 한 고시원이었다.

그녀는 좁은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도, 아프리카 잠비아의 아동이 자기보다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후원하고 있다. 고시원 쪽방에서 공부하고 잠드는 스물다섯의 어린 청춘은, 자신이 겪는 일상이 힘들기 때문에 힘든 아프리카 아이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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