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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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2000-01-03 ㅣ No.2863

† 찬 미 예 수 님 !

 

사랑의 보답

 

스위스에는 세계 정상의 산들이 즐비하다. 눈도 많이 오고

추위도 우리의 관념과는 차이가 있다.

지독스레 추운 겨울 어느 날 젊은 신부는 후미진 산을 넘고

있었다. 40여 리를 가야 한다. 강풍과 눈보라가 여지없이

안면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옷깃을 여미고 발거름을 재촉 하지만

생각뿐이고 막상 잘 내딛여지질 않는다

 

얼마를 가다 여행자를 하나 만났다. 너무나 반가와 멍하니 얼굴만

서로 쳐다본다. 둘이는 동행하기 시작했다. 한결 마음의 부담이

덜어졌다. 아직 젊기 때문에 도전한 길이다. 험상궂고 매끄럽기도

한 길을 얼마쯤 갔을 때 어느 사람이 견디다 못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부는 멈춰 서서 그를 일으켰다. 아직 의식은

있었다. "여보시오!  우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여보시오. 자기 몸도 주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이 사람을 데리고

간단 말이요 ? 정신 나갔소?" 그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로 가던 길을 재촉했다. 신부는 얼어붙은 사람을 들쳐 업었다.

왜 그리도 무거운지 10 m를 갔는데도 열이 나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발을 옮겼다. 그렇게도 춥던 몸이 확 풀렸다. 있는 힘을 다

해서 저 멀리 동네가 보이는 곳까지 왔을 때 또 한 사람의 동상자를

발견했다.

 

그는 앞서 가던 여행자였다. 그는 이미 때가 늦었던 터였다. 그의

온 육체는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다. 마을을 앞에 두고 결국은 죽고

만 것이었다. 반면 신부와 업힌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무서운

추위를 거뜬히 이겨 내고 마을의 따스한 집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이다.

 

<신앙의 대화>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사랑은 언제나 보답을 받는다.

 

신부도 쓰러진 사람을 버려 두고 자기만을 위해서 그 길을 떠났다면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다. 서로가 지치고 얼어서 서로를 업을 수도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자신은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남을

생각했으며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신부는 자신도 살고 남도 살렸다.

 

세상을 사라가면서 자기를 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은총이다. 자신을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는 분명 성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느 의미에서 자기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고 남의 인생을 살아준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남이 나를 어떻게 봐주나?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나를 어떻게 내세울까?

 

이런 부질없는 생각으로 초가, 분이, 시간이 덧없이 흘러 인생은

결국 끝날이 오고 말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따지고 말고 우선 실천해 놓고 나서 볼 일이다.

이면 체면 따지는 사람은 진정 사랑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사랑하려거든

   노력하려무나

 

   생각은 집어 치우고

   성질도 급하게스리

   후다닥 해치우려무나

 

   이리 재고

   또

   저리 재다가는

   내 평생에

   사랑 한 번 못 하리

 

---<최기산 신부 지음> [등잔불]중에서-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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