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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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2000-01-05 ㅣ No.2890

† 찬 미 예 수 님 !

 

습관이냐 기도이냐

 

어느 날 유심히 신자들 동태를 살피노라니 대부분 성당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잽싸게 십자가를 긋고서 두리번대며 자리를 잡았다.

그것도 제일 뒤쪽에 마음이 있는지 뒤부터 차례 차례로 점검을

하고서 골라 잡았다.

 

자리를 정하면서 우선 무릎을 꿇고 다시 성호를 긋고 입으로

쭝얼거리는데 따발총보다도 더 빨리 입술이 오물대는 것을 보니

분명 주모경을 외우는 것 같았다. 다 외고 나면 털썩 주저앉아서

옆에 누가 왔나? 뒤에는 누가 왔나? 살피고 아는 사람이 왔으면

인사하고 주보를 본다.

 

성당에 오는 것은 분명 누구를 만나기 위해서 오는 것인데 그 누구는

누구보다도 사랑해야 하는 애인인 주님이시다. 애인을 만나서 진실한

이야기가 아니라 습관적인 이야기, 위선적인 이야기, 아니면 시집에서

베껴 써서 외운 귀절을 재빨리 얘기하고는 딴 사람과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모경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곰곰이 묵상하면서 한다면야 그보다

더한 기도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기계적으로 성호 긋고

몇 초만에 얼버무려 버리면 그것이 대화인가 말이다.

 

그래서 난 이렇게 얘기했다. 우선 성당에 오면 성호를 천천히 긋고

무릎을 꿇고

 

["예수님! 저 왔습니다. 주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주님과

얘기하고파서 왔습니다. 파티에 초대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주일

동안 저는 이러저러한 일로써 굉장히 바쁘기도 했구요. 기분 잡쳤던

일이랑 정말 잘못했던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주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간의 모든 어려움에서 해방되어 평화와 기쁨과 사랑을

듬뿍 받아 가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신앙의 대화>

 

사실 우리는 기도가 습관적일 때가 많다. 입으로만 하는 기도는 기도가

아닐 것이다. 분명 기도는  주님과의 대화이다. 그대화는 나의 육성으로

현지에서 생생하게 해야지 녹화이면 안된다. 기계적인 기도가 무슨 소용

인가.그것은 녹화이고 녹화와 살아계신 분과의 대화는 싱거운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추구하는  진리의 사람이며,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신

주님의 친구가 되었다. 주님께 대화를 청하자. 언제고 그분의 방문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성당을 들어서는 순간 진정한 대화를 주님과 다정스레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나누자.

 

--<최기산 신부 지음> [등잔불]중에서-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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